“국립대학에 다니다가 9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 대학 이 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스물일곱살에 스무살 동생들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거죠. 재학 2년차에 국토교통부 항공정비사 면허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올해 졸업과 동시에 대한민국 육군항공대의 항공기 정비사로 일하고 있는 안혜린씨의 말이다. 졸업생 가운데 전체 수석을 차지하며 경남도지사상을 받은 안씨는 일반대학 3학년 재학 중 ‘유턴 입학’한 뒤 항공정비사의 꿈을 이뤘다.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정비학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윤승준씨도 있다.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인 마린온 정비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윤씨는 해병대 복무 중이던 2018년 마린온 추락 사고로 해병 전우가 숨지는 사고를 겪었다. 큰 충격과 슬픔을 이겨낸 윤씨는 마린온 헬기 무사고를 책임지는 항공정비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됐고 전역도 하기 전에 이 대학 항공정비학부 수시전형에 지원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해 1년 반 만에 항공기 기체-엔진-전기·전자정비 전 과정을 좋은 성적으로 수료했습니다. 올해 2월 졸업과 동시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항공정비(MRO) 전문회사인 한국항공서비스 인턴에 합격했고, 입학 전부터 목표한 마린온 정비 부서 배치를 희망해 이달 초 최종 합격했어요.”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정비학부는 경상남도 핵심 전략 산업인 항공기 정비 분야에 필요한 글로벌 항공정비 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 학과다. 2019년 3월 신설된 뒤 같은 해 9월에 전국 국공립대학 중 최초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비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학부 전 과정에 걸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표준이론 교육과 ‘미러형’ 실습 위주 수업을 한다. 항공전자·항공기계·항공소프트웨어(SW) 전문교수를 중심으로 유능한 항공정비 인력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내년 3월부터는 B-737 기종 정비, 헬리콥터 정비, 항공전자정비 전문교육기관으로 국토교통부 지정 확대가 추진될 예정이다.
글로벌 항공정비사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강사원 학부장은 “전문대학 2년 과정, 3년 과정, 학위과정(심화과정)을 통해 항공정비사 면허를 여러개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 성공’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며 “국가 평생교육 체계와 연계해 항공산업 종사자의 직업교육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공립대학 최초 국토부 항공정비사 전문교육기관 인증으로 재학생들이 누리는 혜택도 매우 큽니다. 우리 학부 학생들은 항공정비사 자격증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형 실기시험을 면제받지요. 자격증 취득 시 대형 항공사는 물론 항공기술 부사관과 군무원 임관 등에도 가산점 혜택을 받게 됩니다.”
도립대학인 만큼 장학 혜택도 다양하다. 학생 1인당 한 학기 평균 장학금이 138만원이고 국가장학금 외에 성적우수·다자녀·만학도·자격증·근로장학금 등을 마련해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자체의 지원도 든든해 이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은 기숙사비를 면제받는다.
강 학부장은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으로 현재 7천억원 수준의 항공정비 산업이 향후 5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평생 기술’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취업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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