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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선제검사 ‘자화자찬’ 교육부…“위음성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

등록 2022-03-29 16:49수정 2022-03-29 18:03

교육부 “선제검사 양성 확진율 95%”
학부모·학생은 가짜음성 걱정·불안
“음성 확인하고 학교 보냈는데 확진
일상 이어가다 온 가족 확진되기도”
교육부는 “가짜양성 적다” 자화자찬
전문가 “갈수록 효용성 떨어질 것”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는 정아무개(37)씨는 최근 자가검사키트를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 아이의 반에서 확진자가 나왔지만 키트 음성 결과만 믿고 아이를 학원에 보냈는데 그날 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이의 체온이 섭씨 39도를 넘긴 뒤에야 키트에서는 양성이 떴다. 정씨는 “자가검사키트는 피시아르(PCR)와 달리 고열 등 증상이 명확할 때만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거 같다. 아침에 키트가 음성이어서 등교했다가 학교에서 열이 나 검사를 해보니 양성 판정이 나온 경우도 들었다”며 “선제검사는 잠복기나 증상 초기를 잡아내지 못하고, 결국 아픈 아이가 학교에서 또 다른 아이에게 전염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학생·교직원 선제검사의 효용성을 높게 평가하며 4월에도 선제검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위음성(가짜 음성) 문제로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29일 교육부는 현행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 전 주 2회 선제검사를 4월 셋째주부터 주 1회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집단 거주시설인 기숙학교의 경우엔 주 2회 검사가 유지된다. 이날 교육부는 “3월 개학 뒤인 지난 2일부터 20일까지 학생 441만9997명과 교직원 52만7350명의 자가진단앱(선제검사) 응답 결과와 피시아르 검사를 대조해본 결과, 선제 검사의 양성 예측도가 92.9%였다”며 “검사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48만8491명의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격리해 학교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키트 결과 위양성(거짓 양성)이 거의 없고, 정확도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학교급이 낮을수록 높은 양성 예측도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선제검사 양성을 통해 피시아르 검사로 최종 확진된 비율이 유치원은 94.16%, 초등학교 95.66%로 중학교(93.4%)·고등학교(89.3%)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27일 서울 중구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자가검사키트를 소분 포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27일 서울 중구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자가검사키트를 소분 포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감염차단 효과는 뛰어나다’는 교육부의 평가와 달리, 학교 현장에서는 선제검사의 효용성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크다. 위음성(거짓 음성)이 잦다는 주장이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장아무개(32)씨는 “자가검사키트를 거듭 해도 계속 음성이 나와 일상을 이어갔으나 결국 온가족 확진이 됐다”며 “키트 검사 자체에 거부감이 심한 아이들을 설득해 수차례 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틀렸다. 돈과 에너지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6살·9살 아이를 키우는 김아무개(36)씨 역시 “수차례 찔러도 음성이었다가 결국 피시아르에서 양성을 찾는 경우를 허다하게 본다”며 “키트가 선제적으로 아픈 아이를 찾아내는 효과가 없는 것 같은데 왜 일주일에 한두번씩 아이들 코는 찔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선제검사 효용성에 대한 우려는 지난 2월 교육부 방침이 발표됐을 때부터 나왔다. 당시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학교 방역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증상이 없는 학생은 별도의 검사 없이 등교시키고, 증상이 있는 학생에 한해 병의원에서 검사를 받도록 하면 된다”며 “교육부가 정확하지도 않은 검사를 장려해 아동학대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확산세가 꺾일수록 자가검사키트의 효용성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한창 확산세가 심할 때는 양성 예측도가 높을지 모르겠지만, 지역사회의 유행이 줄어들수록 오류가 커지고 예측도도 많이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효용성도 같이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교육부는 4월에 1044억원(교육부 313억원, 시도교육청 731억원)의 예산을 들여 학생·교직원 자가검사키트 공공물량 4313만개를 확보·공급할 방침이다. 대학에도 검사도구 수요를 고려해 58만8000개를 공공물량으로 지원한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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