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5월 6일 경남 김해 관동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마스크를 낀 채 거리를 두고 앉아 돌봄교실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일 학부모의 수요에 맞춰 교육과 돌봄 프로그램을 확대해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초등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2025년 전국적 확대를 목표로 하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번 추진방안으로 연간 1만5천명에 달하는 돌봄 대기수요를 모두 해소하기 어려운데다 돌봄전담사와 교사들이 업무과중 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이날 초등 돌봄교실 대기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교육청 주관으로 인근 학교 여러곳이 돌봄 수요에 대응하는 ‘거점형 돌봄모델’을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25곳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경남 지역에서 운영 중인 모델로, 경남도교육청 주관으로 2곳의 거점통합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경남거점통합돌봄센터 1곳의 경우 약 500명의 학생들이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 수업을 이용하고 있다”며 “경남처럼 1곳당 500명의 학생들을 수용한다면 총 1만2천명가량의 대기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점형 돌봄모델이 안정적으로 대기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500여명의 학생들을 대거 수용할 장소를 찾는 것부터 과제인데, 학부모들은 학교 밖 공간에서 돌봄이 이뤄질 경우 이동할 때의 안전 문제 등을 우려해 학교에 돌봄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
돌봄전담사와 교사들은 노동조건이 악화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아침·틈새·저녁돌봄, 그리고 방과후 학교의 확대는 돌봄전담사, 방과후 전담사 등의 노동환경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특히 아침·저녁돌봄은 별도 대책이 동반되지 않는 한 노동환경 후퇴가 우려되기 때문에 대책 없이는 결코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입장을 내어 “행정전담인력을 배치해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업체 선정 등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은 현행보다는 개선된 방안”이라면서도 “(여전히) 학생 안전, 관련 민원 등 책임 문제에서 큰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역시 “교사의 돌봄업무 완전 배제를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아이를 장시간 학교에 묶어두는 것보다는 부모의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부총리는 “사회부총리로서 정부의 돌봄정책이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정책과 병행하여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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