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1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가 내놓은 2028학년도 대입 개편시안에 대해 “고교 교육 정상화를 도외시하고 수험생 부담만 가중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13일 서울시교육청 명의로 ‘2028대입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어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대학 입시만을 바라보는 경쟁 교육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고민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안’”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가 마련한 2028대입안엔 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과목 폐지, 고교 내신 성적의 절대평가와 상대평가(기존 9등급→5등급) 병행 등이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특히 고교 내신 성적의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함께 표기하는 건 2025학년도부터 시행하는 고교학점제 취지를 크게 훼손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학생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고 누적 학점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로 과도한 성적 경쟁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조 교육감은 “고교 내신에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함께 적는 건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성취평가제를 무력화하고, 진로 적성과 무관하게 내신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고교학점제 취지를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대입안에 따르면 2028학년도 수능 수험생들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에 모두 응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모든 학생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으며, 두 과목이 (수능 성적) 9등급 변별 기제로 활용될 경우 준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교육부가 수학 선택과목을 없애는 대신 심화수학 영역 신설을 추가 검토안으로 내놓은 데 대해 “수학 학습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도입에 반대했다.
조 교육감은 대입안 개선 방향으로 수능의 모든 영역 및 고교내신 절대평가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교육과정 정상 운영을 위해 고교 3학년의 교육활동 내용을 대입에 반영하도록 수시와 정시 통합, 대학 입시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한 대학 서열체제 완화를 촉구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