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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부모 “특목고 보낼 결심” 교육부 “일반고 유리”…혼돈의 설명회

등록 2023-10-30 19:31수정 2023-10-30 22:14

교육부, 지역 돌며 직접 설명회
학부모들 “학점제-상대평가 모순”
시민단체들은 “개편안 철폐” 촉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의 2028 대입 시안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시안이 확정될 경우 고교 학점제 무력화, 사교육 폭증 등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관련 시민단체들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의 2028 대입 시안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시안이 확정될 경우 고교 학점제 무력화, 사교육 폭증 등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교학점제를 시행해도 (내신에서) 상대평가가 이뤄지면 등급 받기 좋은 과목을 선택해야 할 것 같은데, 자녀에게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라고 해도 되나요?” “수능에서 선택과목이 사라지면, 대학에서 선발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 모르겠습니다.”

교육부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연 ‘찾아가는 학부모 정책설명회’에서 학부모의 혼란을 반영한 질문이 쏟아졌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2028학년도 대입 개편 시안(2028 대입안)을 발표한 뒤, 학부모 불안을 불식하겠다며 각 지역을 돌며 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다. 2028 대입안은 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과목 폐지, 고교 내신 성적의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병기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날 설명회는 25일 대전에 이은 두번째 지역 설명회로 현장에 학부모 250여명이 참석했고, 1300여명은 유튜브 생중계를 지켜봤다.

학부모들은 고교학점제와 2028 대입안의 충돌을 우려했다. 한 참석자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인 아이들의 다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방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평가에 무게를 둔 2028 대입안 탓에, 학생들이 고교학점제의 취지인 진로에 맞춘 자유로운 과목 선택보다 등수를 쉽게 높일 수 있는 과목에 쏠릴 수 있다는 우려다. 2028학년도 입시를 치르는 현재 중2 학생들은 2022개정교육과정에 따라 고교학점제 체계로 고등학교 교육을 받는다. 또 다른 학부모는 “내신에서 심화과목을 이수하면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심화과목을 비롯한 진로 과목까지 상대평가하게 되면 적은 학생이 듣는 과목에서는 1등급 책정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중1·중3 자녀를 둔 주아무개(39)씨는 “개편안을 보고 자녀를 특목고에 보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정시, 학생부종합전형 등) 각종 대입 전형에 특목고가 일반고보다 유리하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내신에서도 변별력이 감소하니 대학에서는 학교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8 대입안이 특목·자사고 입시 경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정성훈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장은 “2028 대입안은 (자사·특목고에 비해) 일반고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더 많다”며 “일반고에서도 충분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교육에 더 많이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 과장은 “(학생 변별을 위해) 대학별 고사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대부분 학교들이 늘릴 계획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 과장은 또 내신 상대평가를 유지한 배경에 대해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도입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만 대학 입장에선 학생 선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아직 성취평가 신뢰에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설명회장 바깥에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이 2028 대입안 철폐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능과 내신의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한 고교학점제의 무력화, 사교육 증가, 경쟁교육 심화와 이에 따른 학부모 혼란을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2028 대입안이)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한 9등급이든 5등급이든 경쟁 압박은 줄지 않는다”며 “국가가 상대평가를 천명한 이상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나 적성, 소질을 과목 선택의 기준으로 두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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