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 321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내년 서울교육청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도 예산안 11조1605억원을 편성했다. 시 교육청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앙 정부 교부금이 줄면서 예산안도 올해보다 10% 이상 줄어든 긴축 예산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교육활동보호와 지원, 미래 교육기반 구축 및 기초학력 내실화와 안전한 교육환경 강화에 집중 투자했다”며 내년 서울 지역 초·중·고 학생을 위해 쓰일 2024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11조1605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예산안을 △교육활동 보호 및 지원(83억원) △미래교육기반 구축(3884억원) △기초학력 내실화(310억원)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7045억원)로 나누어 편성했다. 특히 미래교육기반 구축과 관련해 관내 모든 초·중·고교생과 교사에게 ‘1인 1태블릿피시(디지털 기기)’를 보급하는 사업인 디벗(디지털과 ‘벗’의 합성어) 사업에 2977억원을 편성했다.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2025년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활용 전면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급식실 조리 노동자의 폐 질환 산재를 막기 위한 급식실 환기 시설 개선에 594억원, 학교 노후시설 개선에도 59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권전담변호사 배치(9억3천만원), 교육지원청 교권보호운영위원회 운영(6억원), 녹음 가능 전화 시스템 구축(13억원) 등 사업도 예산안에 담겼다.
다만 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에 견주면 1조7310억원(13.4%) 줄어든 수준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세입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중앙정부에서 오는 세입이 6300억여원 감소한 영향이 크다. 내국세 수입과 연동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 20.79%와 교육세 세수 일부의 합계)은 올해 큰 폭의 세수 감소로 한해 전보다 9.1% 줄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4년도 지방교육재정이 축소되는 등 여건이 악화됐지만 교육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과 안정적 운영을 위해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 3300억 원을 세입으로 (추가해)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울시의회 시정연설에 나서 예산안을 설명하며 “최근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교육재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지만 지방교육재정은 인건비 64%를 포함해 기관운영비, 시설비 등 고정 경비 비중이 80%에 이르러 실제 학생들의 학습 활동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재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도 크게 축소한 ‘위기 예산’을 학교의 역동성을 살리는 ‘기회 예산’, ‘책임 예산’으로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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