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방란씨, 학생 2만여명 조사 고등학교에서 가장 두드러져
학년이 높아질수록 아버지의 직업이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교육 격차, 무엇이 해법인가’를 주제로 열린 교육정책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아버지의 직업 지위가 높을수록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으며, 이런 경향은 특히 고등학교에서 가장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류 연구위원이 전국 초·중·고교 학생 2만여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아버지의 직업이 상위 직업군(고위 관리직, 의사, 법조인 등)에 해당하는 고등학생의 수학 성적(평균 50점, 표준편차가 10점인 표준점수로 변환한 점수)이 중간 직업군(교사, 사무직 등) 자녀보다 1.56점 높았다. 상위 직업군과 중간 직업군 자녀의 수학 점수 차이는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0.46점, 중학교는 0.6점이었다. 하위 직업군(단순 노무직 등) 자녀의 수학 성적은 중간 직업군 자녀보다 초등학교는 0.77점, 중학교는 1.15점, 고등학교는 0.27점 낮았다.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중간-하위 직업군의 점수 차이는 줄어든 반면, 중위-상위 직업군의 차이는 더 커진 것이다.
부모의 학력이 자녀의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아버지가 고졸 이하인 학생은 대졸 이상인 학생에 견줘, 초등학교는 2.46점, 중학교는 3.45점 낮았다. 고등학교는 1.75점으로 그 차이가 줄었다.
류 연구위원은 “이런 조사 결과는 대학 진학에 중요한 시점인 고등학교 때에는 부모 직업이 상위인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부모의 직업이 좋은 학생들은 결정적인 시점에서 좀더 유리한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류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학교가 계층에 따라 분리될수록 학업 성취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소외지역이나 읍면지역처럼 하위 계층 학생들이 집중된 학교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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