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학 성균관대 사범대학장(한문교육)은 지난 5∼6일 ‘기초 글쓰기’ 과목을 수강하는 이 대학 새내기 384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한자 시험을 본 결과 77%가 아버지 이름을, 83%가 어머니 이름을 한자로 쓰지 못하거나 틀리게 썼다고 12일 밝혔다. 자기 이름을 한자로 정확히 쓰지 못한 경우도 20%나 됐다.
새내기 학생들은 ‘은혜 은’(恩)자를 ‘생각할 사’(思)자로, ‘송나라 송’(宋)자를 ‘글자 자’(字)자 등으로 잘못 쓰기도 했다.
한자 쓰기와 읽기에서는 더욱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99%의 학생들이 ‘강의’(講義)를 한자로 쓰지 못했고 ‘백과사전’(百科事典)은 98%, ‘경제’(經濟)는 96%가 틀렸다. 또 ‘折衷’(절충)을 제대로 읽은 학생은 단 3명(1%)에 그쳤고 ‘榮譽’(영예)는 4%(16명), ‘抱負’(포부)는 7%(27명)만이 제대로 읽었다.
이명학 학장은 “한글세대라고는 해도 한자로 자기 이름조차 못 쓰거나 틀린 학생이 20%나 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전공 과목을 공부할 때 (한자어로 된) 개념을 파악하는 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수학 능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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