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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어학영재 육성 본뜻 충실” 외고 파행운영에 정면공격

등록 2007-04-26 20:06수정 2007-04-26 22:48

교육부 “외고→전문계고 전환” 의미는
‘외국어고를 전문계 고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발언으로 외고가 과연 어떻게 달라질지, 현실성은 있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외고를 전문고로 전환해도, 외국어 관련 전문 교과의 필수 이수단위 등은 지금까지와 같다. 그래서 “이름만 바꾸는 것 아니냐, 그런다고 외고가 정상화되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김 부총리의 발언은 외고의 학교 성격을 정면으로 문제삼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곧, 외고들이 실제론 ‘성적 우수자 입시교육’을 하면서 표방하는 ‘언어·어학 영재 양성’이란 설립 목적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육부는 특목고의 파행 운영에만 주목해 △전문 교과만 증배 △감독 강화 △모집지역의 광역 시·도 제한 △신설 때 교육부 사전 협의 같은 대책만 내놨다.

그러다 지난 3월 사교육 부담 경감 대책을 내며 ‘특목고 지정 해지’를 검토한다고 했다. 따라서 특목고 지정 해지, 곧 일반고 전환이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 방안에도 걸림돌은 적지 않다. 지정 권한을 쥔 시·도 교육감이 선뜻 나설지부터 분명하지 않다. 지정 권한을 회수하는 방안도 규제 완화 추세와 어긋난다. ‘외고 신설 때 사전 협의’는 교육부가 반대해도 교육감이 사전 협의를 거쳐 특목고 지정을 강행하면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외고들이 입시기관처럼 됐다면, 일반고로 바꾸는 게 당연하다는 견해도 많다. 이종태 한국교육연구소 소장은 “특목고가 영재 교육 기관인지, 성적 우수자 선별 기제인지 분명히해야 한다”며 “후자라면 일반고 전환을 유력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성적 우수자 교육에 치우친 외고라면 일반고로 전환하고, 제2외국어를 포함한 외국어 전문인력 양성에 역점을 두는 외고는 전문계 고교로 전환하는 방안이 가시화할 수 있다. 교육부가 일반계, 전문계, 기타계(외고 등) 등으로 복잡한 고교 분류체계를 일반계와 전문계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김종관 교육부 과학실업교육정책과장은 “전문 교육을 하는 특목고는 전문계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외국어가 과연 예술·체육·공업과 같은 ‘특수 분야’이냐는 논란의 소지는 있다.

김 부총리의 발언은 일단 ‘외고를 설립 목적에 맞는 학교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남은 숙제는 많아 보인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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