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영 검토…교육부 “대학안 보고 제재결정”
서울대가 올해 입학 전형에서 정부의 ‘내신 1·2등급 구분’ 요구를 거부하고, 내년 2009학년도 입시안에서는 정부 요구를 반영할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서울대는 또 ‘교육부로부터 이런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해 교육부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했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이날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내신 1·2등급에 만점을 주는 안을 올해는 그대로 유지하되, 내년부터는 1·2등급도 나눠 점수 차를 두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교육부에 전달했다”며 “교육부로부터 ‘내년에는 내신 등급을 구분하는 방안을 반영할 것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교육부와 서울대, 사립대 등 이번 내신 갈등의 주체들이 한 걸음씩 물러나 하루빨리 갈등을 봉합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서울대 입시안은 지난해에 견줘 내신이 강화된 것이므로 수험생들은 혼란스러워 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명범 교육부 기획홍보관리관은 “서울대로부터 어떤 제안을 받은 바 없으며, 공식적으로 의견이 들어오면 면밀히 검토해 행·재정 제재를 할지, 어느 정도 수위로 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밝힌 ‘교육부 쪽 요청’에 대해서는 “비공식 협의 과정에서 오간 얘기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 관리관은 이른바 ‘상위권’ 사립대들의 전날 발표와 관련해서도 “기존의 정부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이들 대학이 입시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 검토해 재정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고려대 등 사립대 여섯 곳은 전날 “정부의 학생부 실질반영비율 확대와 등급 구분 요구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실질반영비율을 얼마로 할 것인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김용익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은 “내신 문제는 일단 교육부에 맡겼다”며 “올해 입시안에 내신 반영비율을 올리는 것이 현재 정부의 기조”라고만 했다. 이수범 최현준 신승근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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