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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안학교는 좋은 대학 보내는 곳 아니에요

등록 2007-10-15 20:29수정 2007-10-15 20:36

대안학교 진학을 꿈꾼다면 먼저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교육철학이 자신과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은 도시형 대안학교인 경기 성남 이우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대안학교 진학을 꿈꾼다면 먼저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교육철학이 자신과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진은 도시형 대안학교인 경기 성남 이우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인성 ·입시 모두 잡을 순 없어
비인가형 학교는 학력인정 못받아
일반학교보다 경제적 부담도 커
전국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이 10~11월 신입생 및 편입생을 뽑는 입학전형을 실시한다. 대안학교가 기존의 획일적인 제도권 교육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학교들인 만큼, 추구하는 가치와 교육과정 등이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대안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는 막연한 기대를 접고 자신의 교육관과 특성, 현실에 맞는 학교가 어디인지를 꼼꼼하게 따져 본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선택전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들

■ 대안학교 현황=지난 7월 교육인적자원부가 펴낸 〈대안교육백서〉를 보면, 2006년 12월 말 현재 전국에 있는 전일제 대안학교 수는 모두 98개다. 일반 중·고교에 적을 둔 상태에서 1년 정도 다른 대안교육기관에서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위탁형 대안학교 25곳은 뺀 숫자다.

대안학교 2008학년도 입학전형 일정
대안학교 2008학년도 입학전형 일정
대안학교는 크게 인가를 받은 학교와 비인가 학교로 나눌 수 있다. 인가를 받은 학교들은 학력 인정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교사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국가 예산에서 지원받는다. 현재 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는 모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인성교육 분야 특성화학교’들이다. 그러나 2005년 3월 대안학교를 법제화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7월 시행령인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이 제정됨에 따라 앞으로 인가를 받는 대안학교들이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안학교로 분류되는 특성화학교는 모두 28곳이다. 고교가 21곳, 중학교가 7곳이다. 기독교재단이 운영하는 학교가 11개(38%)로 가장 많다. 설립 주체가 원불교인 학교가 8곳이며, 천주교재단에서도 1곳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공동체 및 시민단체 등 민간이 운영하는 학교는 7개로 25%를 차지한다. 교육청이 설립한 공립학교도 한 곳 있다.

비인가 중등 대안학교는 전원형과 도시형으로 나눌 수 있다. 초등학교는 모두 비인가형이다. 시골에 있는 전원형 대안학교는 거의 대부분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기숙형이다. 비인가 전원형 대안학교는 모두 15곳이다. 중학교 과정이 7곳, 중·고교 통합과정이 5곳이며 초·중 통합, 초·중·고 통합, 고교가 각각 1곳씩이다. 설립 주체별로 보면, 학부모 등 민간이 설립한 학교가 8곳으로 가장 많고, 기독교 6곳, 불교 1곳 등이다. 서울과 경기 등 주로 수도권에 있는 비인가 도시형 대안학교는 모두 26개로, 중·고교 통합이 15개, 초·중·고교 통합이 5개, 고교 4, 중학교 2개 등이다. 도시형은 거의 대부분 민간단체나 개인이 운영한다.

초등 대안학교는 2001년 부천에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 대안학교인 산어린이학교가 문을 연 이래 해마다 꾸준히 5~6개의 학교가 생겨 현재 30개가 운영 중이다. 설립 주체는 공동육아운동에서 출발한 학교가 12곳으로 가장 많다. 초등과정만 운영하는 곳이 15개, 초·중·고 통합형이 5개, 현재는 초등과정만 운영하지만 앞으로 아이들이 자라면 중·고등 과정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 학교가 10곳이다.

■ 고려해야 할 사항=왜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내려고 하는지 먼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경옥 대안교육연대 운영위원은 “막연한 환상만으로 자녀를 대안학교에 진학시키려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며 “이럴 경우 입학한 뒤 ‘학교가 기대에 못 미친다’거나 ‘거짓말에 속았다’며 실망을 하게 되고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는 일까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초등학교에 견줘 학교의 교육철학 등 성격이 훨씬 다양하고, ‘입시’라는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제천간디학교 학부모인 김명철(50) 간디공동체 대표는 “내심 입시교육과 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면접 과정에서는 숨기고 있다가 입학한 뒤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해 학교 쪽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식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욕심을 놓지 못하고 가시적인 교육 성과에 연연한다면 대안학교에 결코 만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운영위원은 “특성화고교를 포함해 상당수 대안학교들은 입시만을 위한 줄세우기 교육을 하지 않는다”며 “좋은 대학 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대안학교를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비인가 학교는 대부분 학부모가 낸 돈에 의지해 학교를 운영한다. 교육부의 〈대안교육백서〉를 보면, 비인가 전원형 대안학교의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을 포함한 1인당 연 평균 학생 부담금은 845만여원에 이른다. 기숙사비가 들지 않는 대안 초등학교도 421만여원이나 됐다.

또 대부분의 초등 대안학교는 입학할 때 입학금과 함께 기부금, 예탁금을 받고 있다. 기부금은 50만~1500만원, 예탁금은 150만~700만원 정도다. 정부 지원을 받는 특성화고와 특성화중의 1인당 연 평균 부담금도 각각 426만여원, 393만여원으로 일반 학교에 비해 비싼 편이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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