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오답 논란을 빚고 있는 2008학년도 수능 물리 문제와 관련해 24일 오후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정강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복수정답‘ 인정을 골자로 한 공식입장을 밝힌 후 허리를 굽혀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평가원 “11번 문항 ④번 ②번 모두 정답”
등급 오른 수험생 1천명…새 성적 26일까지 통지
대입 정시 모집 마감도 28일로 이틀 연기
등급 오른 수험생 1천명…새 성적 26일까지 통지
대입 정시 모집 마감도 28일로 이틀 연기
정강정 평가원장, 책임 지고 사퇴
2008학년도 대학 수학능력 시험(수능) 물리Ⅱ 과목의 복수 정답 논란과 관련해,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4일 복수 정답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정강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정 평가원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능 물리Ⅱ 11번 ‘이상기체’ 관련 문항 정답을 (애초 발표한) 4번 외에 (한국물리학회가 정답 인정을 주장한) 2번도 인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복수 정답 인정으로 등급이 오른 수험생만 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등급이 오른 수험생은 1천여명, 이 가운데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오른 학생은 50여명일 것으로 평가원은 추정했다. 이번 수능에서 물리Ⅱ 응시자는 1만9597명이다. 평가원은 등급이 오른 수험생들에게 새 성적을 26일까지 통지할 계획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등급이 오른 학생의 정시모집 원서 접수기간을 늘려 28일까지 받도록 하고,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하면 합격자로 뽑아 주도록 대학에 요청했다. 서남수 교육부 차관은 “수험생 등에게 송구하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없고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적 통지 뒤에 재채점해 새로 성적을 통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미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와 등록을 마친 대학들이 수시 전형의 일부를 다시 해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차질과 혼선이 예상된다. 지난 22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서울대는 28일 정시 모집 1단계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어 27일까지만 추가 등록을 받기로 했다. 수시 모집에서는 정원외로 추가 합격시키기로 했다.
이날 평가원의 결정은 한국물리학회가 11번 문항의 복수 정답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지난 22일 “문항과 정답에 이상이 없다”는 공식 견해를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정 원장은 “물리Ⅱ 정답 처리 과정에서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해 수험생·학부모·교사들에게 깊이 사과한다”며 “평가원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수능 복수 정답 파문과 관련해 평가원장이 사퇴하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2004학년도 수능에서도 언어영역 한 문항에 복수 정답을 인정하게 된 데 책임을 지고 이종승 당시 평가원장이 물러난 바 있다. 이수범 최현준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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