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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학법개정’ 교수들 대장정 끝, 국회앞 함성시작

등록 2005-06-17 19:27수정 2005-06-17 19:27

“사립학교법 개정하여 부패사학 척결하자!”, “부패사학 척결하여 교육개혁 앞당기자! …”

뙤약볕에 검게 그을린 교수들은 고단함도 잊은 채 연신 구호를 외쳐댔다. 초여름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천막도 없이 밤샘 노숙투쟁을 하는 것으로, 이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던 교사와 학부모, 대학생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화답하며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전국교수노동조합 소속 교수들이 ‘1000㎞ 대장정’의 종착지인 서울 여의도에 도착한 17일 국회 앞은 민주적인 사립학교법 개정을 향한 염원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부산과 전남 순천, 강원 동해를 출발해 세 갈래로 행진해 온 교수들은 과천에서 하나가 돼, 이날 오전 11시께 마침내 서울 땅을 밟았다. 행군을 시작한 지 17일 만이었다. 서울로 걸어오는 도중 인근 지역 교수와 대학생,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집행부 등이 계속 합류해, 과천을 출발할 때 30명이었던 ‘대장정팀’은 200여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오후 3시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 앞에 도착해 사립학교법 개정을 가로막고 있는 한나라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상곤 교수노조 위원장(한신대 경영학과 교수)은 “행진을 하면서 전국 교수들과 교사들의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17일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을 밑거름 삼아 민주적인 사립학교법을 반드시 쟁취하자”고 힘줘 말했다.

집회가 끝난 뒤 이들은 한나라당 교육선진화특위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항의서한을 한나라당에 전달했다. 이 개정안은 비리 사학에 한해 관선이사 대신 학교운영위원회가 추천하는 공영이사를 파견하고, 사학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한 사람의 공영감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들은 서한문에서 “재단이 자기 입맛에 맞게 선임할 수 있는 공염감사 한 명이 이사회를 제대로 견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특히 비리의 책임을 져야 할 학교 관계자가 임시이사 선임에 간여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300여명으로 불어난 행진 대열은 오후 5시께 영등포구 영등포동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 도착해 사립학교법 개정을 촉구한 뒤, 6시께 국회 앞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한 교육주체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오늘은 대장정이 끝나는 날이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 교수와 교사, 대학생, 학부모들은 국회 맞은편 국민은행 앞에서 무기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44개 교육·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회원 단체들이 번갈아가며 지난 7일부터 밤샘농성을 이어온 바로 그 자리다. 사립학교법 개정 촉구 농성단 바로 옆에서는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제정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지난 13일부터 “우리 농산물 사용, 학교 직영, 무상급식 원칙 등을 담은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6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라”며 밤샘농성을 해오고 있다.

무더위가 고개를 드는 6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교육개혁’을 위한 함성으로 더욱 뜨겁다. ‘6월 국회’가 거리의 열기를 식혀줄지 주목된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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