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효력정지 결정 반응
법원이 13일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내린 ‘노조 아님’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리자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통보 처분 자체가 위법하지는 않았다며 법원 결정의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애초에 법리적으로 말도 안 되는 억지 행정처분을 한 것으로, (법원 결정은) 당연한 결과”라는 환영 논평을 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가 공안정국을 조성하기 위한 청와대의 입김에 따른 것이란 점은 누가 봐도 명백했다. 법원의 결정이 이렇게 나온 만큼 지금이라도 (고용노동부는) 이성을 찾고 통보 처분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훈중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대변인도 “당연한 결과”라며 “(정부가) 무리수를 많이 쓰는 것 같다. 노동자의 단결권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820여 시민·학부모·노동단체 등이 모인 ‘민주교육과 전교조 지키기 전국행동’은 “대한민국의 노동자를 탄압하는 문제에 대해서 사법부가 집행정지 결정을 내림으로써 제동을 건 것에 대해서 환영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이들은 “사법부의 상식적인 판단마저 기뻐해야 하는 민주주의 퇴행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법상 노조 아님’ 통보 관련 취소 소송이 진행중인 상황이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은 (법원의 1심 판결 전까지) 행정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중단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정부의 ‘법상 노조 아님’ 통보가 위법하다고 결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가처분 결정의 의미를 축소했다.
교육부는 법외노조화 통보가 있던 지난달 25일 이후 진행해온 노조 전임자 복직, 조합비 원천징수 중단, 단체협약 무효화 등의 후속조처를 중단하라는 공문을 이날 17개 시·도교육청에 보냈다. 교육부는 전교조에도 “단체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음성원 이정국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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