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으로 공무원 등에게…관권선거 의혹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이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비난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무원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퍼뜨린 사실이 3일 드러났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청 공무원들이 현직 문용린 교육감을 거든다는 ‘관권선거’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대변인인 장명수 공보담당관(4급)은 지난달 28~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으로 “고승덕의 기회주의적 속성이 드러나는 단면입니다. 꼼수의 천재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단단히 걸렸네요”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사진)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냈다. 이 메시지는 “세월호 관련 망언한 조광작 망언 자리에 고승덕 함께했네요”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임원 회의에 고 후보가 참가해 ‘전교조 조처하겠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장 대변인은 일부 언론사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전하며 “고(승덕)는 지지율 정체 내지 하락, 문(용린)은 급상승, 조(희연)도 급상승”, “서울교육감 선거, ‘문용린’ 오차범위내 1위”라는 등 문 후보 쪽에 유리하게 해석될 내용의 메시지를 관련 기사의 인터넷 주소와 함께 뿌렸다.
이와 관련해 장 대변인은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들에게 관심이 가는 메시지와 정보를 공유하려는 뜻에서 전달했다. 공무원까지 10명 이내다. 조직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선거운동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문 교육감의 측근으로 알려진 장 대변인의 카카오톡 내용이 서울시교육청 일반직 4급 이상 공무원들한테 보내졌다는 제보와 함께, 카카오톡 메시지를 찍은 증거 사진을 받았다. 이는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관권선거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들을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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