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경기대 등 학생들이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사학비리 재단이 복귀할 수 있게 한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규탄한다’며 구호를 외치고있다. 반값 등록금 국민운동본부 제공
교육부가 총장 사퇴를 촉구한 김문기(82)씨가 28일에도 자리를 지키면서, 그의 총장 사퇴와 상지대 이사진 교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상지대 이사들은 이사 8명 중 6명의 임기가 끝나는 29일 이사회를 열 예정인데, 김씨 총장 해임은 안건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지대가 있는 강원도 원주시의 원주시민연대·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꾸린 ‘상지대 문제 해결을 위한 원주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8일 성명을 내어 “김문기씨가 물러난 뒤 상지대가 민주적 시민 대학으로 탈바꿈해으나, 사분위가 김문기씨 일가에게 복귀 발판을 주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구성원들의 반발로 학교가 혼란에 빠지면서 학생들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사학비리의 상징 김문기씨는 상지대 총장에서 즉각 물러나고, 교육부는 김문기씨의 차남 김길남씨와 한이헌·이영수씨 등 이사 3명의 임원 연임 승인을 거부하고 이사진을 교체해 공익성을 추구할 인사들로 재선임하라”고 촉구했다.
상지대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는 이날도 본관에서 김문기씨에게 총장 즉각 사퇴를, 교육부에 ‘상지대 법인 이사진 전원 해임 및 공익적 이사 파견, 특별감사를 촉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상지대 재단인 학교법인 상지학원은 29일 상지대 옆 상지영서대에서 이사회를 열어 후임 이사장 선임 안건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기씨의 총장 해임 안건은 아직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지대 이사회가 김문기씨의 차남 김길남씨와 한이헌·이영수씨 등 이사 3명의 이사 연임 승인 신청을 했으나 아직 승인하지 않았고, 29일 임기가 끝나는 개방이사 3명의 후임에 대한 승인 신청은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지대에 이어 경기대에서도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비리 재단 쪽에 이사 과반수 추천권을 넘긴 것에 대한 비판과 항의가 이어졌다. 상지대·경기대·광운대 등 학생회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반값 등록금 국민운동본부 등은 2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사분위가 2004년 사학비리로 쫓겨난 비리재단에 이사 7명의 4명의 추천권을 넘겨 ‘제2의 상지대 사태’가 우려된다”며 사분위와 교육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다음주 2학기 개강과 함께 비리재단 퇴출과 사분위 해체 등을 촉구하는 집회 등을 열 계획이라고 밝혀, 새 학기에도 여러 사립대에서 비리재단 복귀 규탄 집회·농성 등이 빈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상지대·경기대 등 학생들이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사학비리 재단이 복귀할 수 있게 한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규탄한다’며 행위극을 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국민운동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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