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유치원 지원이 네차례로 제한된 올해, 마지막 4번째 추첨이 12일 열렸다. 이날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송화초등학교 강당에 놓인 추첨용 번호표 앞에서 예비 유치원생 학부모들이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모집 종료…중복지원 묵인 사례 속출
유치원 찾아가 접수·추첨 ‘휴가 소진’
교육청 “부모들 피해 줄일 대책 마련”
유치원 찾아가 접수·추첨 ‘휴가 소진’
교육청 “부모들 피해 줄일 대책 마련”
서울시교육청이 ‘편중 지원’과 ‘미등록 속출’과 같은 문제를 개선하려 올해 유치원 원아모집 지원 기회를 4차례로 제한했지만, 현장에선 혼선과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12일 서울 공립 유치원 84곳의 추첨을 끝으로, 공립 196곳과 사립 666곳 등 862곳 유치원의 내년도 원아모집 추첨이 마무리됐다.
현장에선 ‘유치원 모집 방법이 개선됐다’는 목소리를 듣기 어려웠다. 특히 ‘중복 지원자 불이익’ 문제를 두고 논란이 가라 앉지 않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중복 지원 땐 합격 취소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선 ‘적발이 어렵다’며 사실상 이를 묵인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서울 강북지역에 사는 ㄱ(35)씨는 “유치원들에 물어보니 괜찮다고 해서 공립과 사립 유치원에 중복 지원했다”고 털어놨다. ㄱ씨는 “모집방식을 바꿔 편중지원을 막겠다는 의도는 인정하지만 편법을 막을 대책이 허술해 결국 혼란만 불러왔다”고 말했다. ㄴ(42)씨는 원서 접수 직전에야 지원 기회를 3회에서 4회로 늘린 교육청 조처는 “주먹구구”라고 꼬집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무제한 지원을 허용하다보니 여러 유치원에 중복 합격한 경우가 많아 일부 유치원엔 미등록이 속출하는 등 사회적 낭비가 극심했다”며 올해는 모집군을 나눠 3회만 지원하게 하는 방안을 11월10일 발표했다. 그러나 특정 모집군에 유치원들이 몰리자 11월27일 지원 기회를 네차례로 늘렸다.
유치원을 일일이 찾아가 접수·추첨해야 하는 불편에 대한 불만도 컸다. 직장에 다니는 ㄱ씨는 “접수·추첨하느라 연차휴가를 소진하고 가족들이 뛰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원서 지원, 추첨, 등록 현황 등을 살펴 피해를 최소화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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