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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단독] 교육부, 교과서 부서 키우기…한국사 국정화 포석?

등록 2015-01-14 00:50수정 2015-01-14 08:43

연구사 13명 이례적 ‘집단 부서배치’
교육과정 업무 5명→30명으로 늘려
국정교과서 발행 ‘편수국’ 연상시켜
교육부 “문·이과 통합에 대비” 해명
교육부가 최근 초·중·고등학교 교육 내용과 교과서의 개편을 담당하는 전문직 공무원들을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업무 때문이라지만, 학생들에게 가르칠 핵심 내용인 교육과정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는 퇴행적 조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에 대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13일 교육부의 직제 개편 및 인사 내용을 보면, 교육부는 지난 7일 시·도교육청에서 선발한 교육연구사 13명을 교육과정 정책 부서로 배치했다. 이들은 교육과정·교과서 업무를 맡게 되며 최소 7년 이상 근무하게 된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해 8월 교육과정 개정 및 교과서 개발 업무의 전문직(교육연구사) 정원을 늘려놨다.

이로써 지난해 2월 5명에 불과하던 교육과정·교과서 관련 업무 담당 인원은 30명으로 증가했다. 이미 장학관·연구사 등 14명을 파견받은 데 이어, 이번에 뽑은 13명(2명은 파견자와 중복)까지 배치한 결과다. 교육부는 종전의 창의교수학습과도 교육과정운영과로 이름을 바꿨다.

교육부의 교육연구사 13명 충원 과정은 여러 대목에서 이례적이다. 이들의 업무는 통상 내거는 초중등 교육정책 추진 같은 포괄적 내용이 아니라 ‘교육과정·교과서 분야’로 한정했다. ‘최소 7년 이상 근무’나 ‘즉시 임용’ 조건을 내세운 것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연구사 13명을 모두 한 부서로 발령한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직의 대폭 증원과 집중 배치 행태는 교육부가 직접 국정 교과서 감수·발행을 관장하던 1980년대까지의 ‘편수국’을 떠올리게 한다. 교육부는 90년대 이후 교육 내용의 격변과 세계적 추세 등을 고려해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인정으로’ 전환해왔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무를 맡아왔다.

하지만 2013년 오류·편향 지적이 많았던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사편찬위원회 검정 통과를 계기로,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 등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추진을 내비쳐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8일 “역사는 한 가지로 가르쳐야 한다”며 한국사 국정화 추진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했다.

교육부는 ‘한국사 국정화’와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박제윤 교육부 창의인재정책관은 “문·이과 교육과정 통합에 대비해 각 과목별로 인력을 확보했다. 한국사 국정화는 확정된 바 없으며 관련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교육부는 ‘2018년부터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사회를 도입한다’며 국정 교과서 발행을 검토 대상에 포함했고, 이에 야당·교육단체 등은 “한국사까지 국정화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교과서 편수조직의 부활이나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위한 포석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역사학계의 우려, 세계적 추세, 국민 여론을 외면한 채 한국사 국정화를 강행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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