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국제고가 의대 진학반을 운영하거나, 교육과정을 벗어난 고난도 출제로 선행학습을 유발해도 사실상 눈감아주는 평가계획을 교육부가 확정했다. 특목고의 입시 목적고화를 막고 정상화를 유도하려고 5년 만인 올 상반기 시행하는 특목고 재지정 평가가 무력화하리라는 우려가 쏟아진다.
9일 교육부의 ‘외고·국제고·국제중 평가계획 표준안’을 보면, 외고·국제고가 의대 준비반, 자연계 과정을 운영했어도 이를 개선했다면 ‘미흡’이 아닌 ‘보통’ 점수를 주도록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서울 영훈국제중 부정 입학 등을 계기로 교육부가 2013년 10월 마련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선 이과반이나 의대 준비반을 운영하는 외고·국제고는 평가 기한(5년) 이전에라도 지정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보다 크게 후퇴한 내용이다. 지필시험에 교육과정 수준 밖의 출제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법’ 위반인데도, 이를 개선하면 ‘보통’ 점수를 주도록 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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