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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능 영어 ‘EBS 교재와 같은 지문’ 축소방침 논란

등록 2015-03-17 19:46수정 2015-03-17 21:27

교육부, 공청회서 출제 개선안 내놔
‘EBS 연계율 70%’ 유지 원칙속
지문 축소에 “고3 혼란 우려” 이견
출제기간·검토인원 확충에도
오류방지·난이도 조절 방안엔
교원단체 “미봉책” 비판 목청
교육부가 17일 출제 오류와 난이도 조절 실패로 신뢰도 위기에 빠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출제 방식 개선 방안을 내놨다. 영어의 <교육방송>(EBS) 지문 활용 변경, 외부 전문가 참여 확대, 오류 검토진 위상 강화, 응시집단 분석을 통한 난이도 조절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영어 출제 방식 변경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고, 출제 오류 방지나 난이도 조절을 위한 방안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위원장 김신영 한국외대 교수)는 이날 서울교대에서 연 공청회에서 ‘수능 출제 오류 개선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시안)’을 공개했다. 교육부는 20일 전남대 공청회를 거쳐 3월 말까지 방안을 확정한 뒤 6·9월 수능 모의평가와 2016학년도 수능(11월12일)에 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공청회에서 논란이 가장 컸던 건 영어의 <교육방송> 교재 연계 방식 변경안이었다. 그동안 동일 지문 문항을 70% 출제하자 번역문을 외워 대비하는 부작용이 초래됐다. 교육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동일 지문 문항 비율을 축소하거나, 암기 효과가 작용하는 대의 파악, 세부정보 문항은 동일 지문을 배제하는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현행 방식을 유지하는 방안도 냈다. 이를 두고 “고3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변경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외우기 부작용이 심각하다. 연계율 체감도가 떨어지더라도 동일 지문 대신 유사 지문을 활용하면 된다”는 반론이 맞섰다.

<교육방송> 교재 연계 출제는 소외지역 학생들의 학습을 보완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해석문 암기 부작용과 사교육업체 변형 문제를 피해야 하는 출제 부담 가중 등이 문제점으로 꼽혀 왔다. 교육부는 ‘연계율 70%’는 유지하되, 연계 방식 변경은 공청회 이후 결정할 방침이다.

출제 오류 방지와 난이도 조절 방안은 “미봉책에 그쳤다”는 지적이 많다. 출제 오류 원인 진단에 따라 영역 간 교차검토(지난해 수능 영어의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 용어의 부정확한 사용), 출제 기간 연장과 인원 확충(지난해 생명과학Ⅱ의 중의적 표현), 인터넷 자료 검색 강화(지지난해 세계지리의 최신 통계 미확인) 등의 대책을 담았다. 출제진과 독립된 문항 검토진을 가동하고 이의심사에 외부 인사를 과반수 두는 방안 등은 다소 진전된 대책이지만, 출제 오류 차단을 장담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난이도 안정화는 재수생 등 응시집단 분석을 통해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뼈대다. 지난해 만점자가 수학 B형은 응시자의 4.3%, 영어는 3.37%나 됐는데, 의학전문대학원 대신 의대 모집이 재개되면서 상위권 수험생이 증가한 결과라는 분석에 따른 대책이다. 수학·영어 등에 일부 고난도 문항이 출제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위원회를 석달 동안이나 가동해 내놓은 결과물치곤 눈에 띄는 내용이 없고 대책도 애매하다”고 짚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출제 기간을 이틀 연장하고 인원을 소폭 늘리는 땜질 처방으로 수능 오류가 방지될지 의문이 든다”며 “문제은행식 출제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범 엄지원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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