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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충암고 교감 이어 교장도 급식비 못낸 학생들에게 ‘막말’

등록 2015-04-06 21:29수정 2015-04-08 23:41

‘학생들이 도덕적 해이로 급식비 내지 않아’
학부모·교육단체들 “낙인효과 우려 현실로”
경상남도의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는 와중에 서울 지역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감이 급식비를 못 낸 학생들을 불러내 ‘망신주기’ 한 사실이 알려져 학생·학부모·교육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단체들은 ‘무상급식 논란으로 우려한 낙인효과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짚었다.

6일 서울시교육청과 충암고 관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충암고 김아무개 교감은 지난 2일 교내식당 앞 복도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기다리던 학생들 앞에서 급식비 미납 학생을 한 명씩 불러내어 공개적으로 다그쳤다. 김 교감은 이 과정에서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한테 “내일부터 학교 오지 말라. 너 같은 애들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 따위의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학교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급식비를 연체한 아이들한테 그 탓을 돌린 것이다.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모욕감과 수치심을 호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급식비로 매달 7만2천원(한끼 4003원)씩을 받는다. 이 가운데 저소득층 가구의 학생한테는 교육청이 급식비를 지원하는데, 이런 사정에 대한 고려 없이 급식비 납부를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이 알려지자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6일 은평구 충암고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의 어른인 교감이 망언을 퍼부어 학생과 학부모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피멍을 안긴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교장의 언행도 도마에 올랐다. 송성남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서부지회장은 “항의 방문을 한 학부모단체 앞에서 충암고 교장이 ‘아이들이 도덕적 해이로 급식비를 내지 않는다. (급식비를 내도록 하려면) 3일 정도는 학생지도를 해야 하는데 항의 때문에 하루 만에 접었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충암고는 전에도 학생들의 성적을 이름과 함께 학교 외벽에 붙이거나 독서실 좌석을 성적순으로 배치하는 등 학생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한겨레>는 충암고 쪽의 해명을 들으려고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지도가 이뤄진 데 대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현장지도를 했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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