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늘려 교육불평등 줄여야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차이는 고스란히 지역별 교육여건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서울 동대문구 혜화초등학교 김한민 교사는 3일 “강남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다 성북구나 강북구 등으로 옮겨 온 교사들은 대부분 학교 교육여건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구청의 교육경비보조금과 학부모들의 학교발전기금이 많은 ‘부자동네’ 학교의 경우, 일상적인 학습준비물부터 냉난방 시설, 정수기 등 학생들의 ‘학교 안 삶의 질’과 관련된 투자에 여유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좀더 쾌적한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말고도, 교육활동의 질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예를 들면, 구청의 인건비 지원으로 학교에 도서관 사서보조원을 채용해 배치할 여력이 있는 학교의 경우, 도서관 활용수업 등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기적성교육 시간에 영어 원어민 교사의 인건비를 일부 보조하는 방식으로, 싼값에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안승문 서울시 교육위원은 “누구에게나 균등한 기회를 줘야 할 보통교육 단계에서부터 경제력에 따른 불평등이 고착화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교육복지 투자확대 등의 정책을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부가 현재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교육복지 사업을 더욱 확대해 교육의 질적 격차를 해소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교육비 보조를 위해 조례를 설치한 곳이 18곳에 그치고, 이 가운데서도 ‘지방세의 3%’인 법정 최대치까지 교육비를 지원하는 자치구는 노원·양천·광진·도봉구 등 4곳밖에 안 되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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