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었던 지난해 11월13일 아침 서울 종로구 풍문여자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교육부, 201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 발표
90점만 받아도 1등급, 80점 이상 2등급
등급 세분돼 사교육 절감효과는 미지수
90점만 받아도 1등급, 80점 이상 2등급
등급 세분돼 사교육 절감효과는 미지수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치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하기로 한 영어는 원점수 기준으로 9등급으로 구분해 평가한다. 교육부는 상대평가에 따른 과잉학습과 사교육 유발 폐해를 줄이자며 수능 영어를 절대평가해 등급만 매기기로 지난해 12월 확정한 뒤 1일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했다. 대학별 전형 시행계획은 내년 4월까지 발표된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201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보면, 절대평가로 전환할 영어(5지선다형 45문항 100점 만점)는 ‘9등급’으로 평가하고 등급 분할 점수는 원점수를 기준으로 1등급 90~100점, 2등급 80~89점 등이며, 고정분할 방식을 적용한다. 한국사(5지선다형 20문항, 50점 만점)도 마찬가지다.
성적표에는 등급만 표시하며, 표준점수(평균을 반영한 점수)나 백분위(응시자 가운데 위치)는 제공하지 않는다.
교육부가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을 확정한 뒤로, 등급을 4~5등급으로 하느냐 9등급으로 하느냐를 놓고서, 또 등급 분할을 고정분할이냐 변동분할(또는 준거분할, 일정한 기준에 따라 등급 분할을 변동하는 방식)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어왔다.
남보다 점수를 더 따도록 내모는 상대평가의 무한경쟁에서 벗어나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데 집중하도록 영어교육을 정상화하려면 4~5등급이 적절하다는 주장과, 대학 입시 경쟁 현실에서 어느 정도 변별력은 필요하므로 9등급은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왔다.
교육부가 ‘9등급 고정분할’ 방식으로 정한 것은 국어·수학·탐구 등이 ‘9등급 상대평가’인 지금의 수능 체제 속에서 혼선을 줄이되, 대학들의 변별력 확보 요구도 고려한 타협책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방안이 교육부가 겨냥하는 영어교육 정상화, 사교육 경감, 대입 안정적 적용 등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지금도 학습 부담이 심한 수학을 비롯해 국어·탐구 등 다른 과목의 영향력이 커지는 ‘풍선효과’가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입시에서 변별력을 요구하는 대학들이 논술·면접 등 대학별 전형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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