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대학 외부업체 입점 현황
서울 소재 대학교 48곳에 모두 450개의 외부 업체가 입점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기업이나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로 확인됐다. 자본의 학원 잠식에 따른 상업화 현상이 폭넓게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 상명대 교수)가 서울 25개 자치구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 대학에 입점한 일반음식점은 93개, 휴게음식점은 217개, 음식점 외 업체는 140개에 이른다. 서대문구의 자료 미공개로 ‘음식점 외’ 업체 수를 집계하지 못한 연세대, 이화여대, 명지대의 경우를 감안하면 서울지역 대학에 입점한 실제 외부 업체의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지역 대학에 가장 많이 진출한 기업은 LG유통에서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는 ㈜아워홈으로, 총 6개 대학에 19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그 뒤를 ㈜신세계푸드가 따르고 있다. 아워홈과 신세계푸드는 반가공 식자재를 공급받아 주방이 없는 곳에서도 특정한 음식을 대량으로 제공하는 ‘캐터링’ 방식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그 뒤를 GS리테일(GS25), 동아오츠카, BFG(CU), 삼성웰스토리(구내식당)가 따르고 있다.
자료에서는 특정 대기업과 대학의 연관성도 확인된다. 아워홈은 19개 중 12개의 업체를 연세대에 입점시켰고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크지 않은 삼성웰스토리도 서울지역 전체 역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6개의 업체를 서울대 한 곳에 입점시켰다.
대학교육연구소는 대학들이 구내식당이나 매점 등의 후생복지시설을 외부업체에 임대하는 이유는 ‘임대료 수입’에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이 후생복지시설을 직영하거나 학내 생협을 운영하는 것보다 외부 업체에 임대하는 것이 행정적 부담이 덜하고 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외부업체에서 비롯된 수익을 장학금 등 학생 복지 목적으로 사용한다 해도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되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장기적으로 대학이 물질만능과 무한경쟁의 소모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글·그래픽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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