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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야동 많이 보면 건강에 안 좋은가요? 궁금한 건 많은데 부모님께는 차마…

등록 2017-02-06 23:03수정 2022-02-07 14:38

함께하는 교육 사춘기가 궁금해하는 성 관련 질문
한국 청소년들은 8살부터 19살까지 학교와 가정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10년 넘는 학창시절. 교과서 놓고 공부는 많이 하지만 내 몸과 마음 변화에 대해 제대로 살피지는 못합니다. 특히 초등 고학년, 즉 사춘기부터는 성(性)에 대한 궁금증이 급격히 늘어나죠. 그런데 이를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것도 꺼려집니다. 사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의 성 관련 질문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부모세대도 성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이 크죠. 하지만 몸의 변화를, 날씨와 계절의 변화처럼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어야 건강한 사춘기를 보냅니다. 많은 아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한다고 합니다. 대체 아이들은 성을 주제로 어떤 질문을 할까요? 부모가 알아두면 좋을 사춘기 성 관련 질문 ‘베스트 7’을 모아 성교육 전문가가 아이들에게 답해주는 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학생들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성교육을 받으며 ‘임신부 체험 키트’를 착용하고 있다. 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 제공
학생들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성교육을 받으며 ‘임신부 체험 키트’를 착용하고 있다. 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 제공

1. ‘야동’ 많이 보면 건강에 안 좋은가요?

‘야동을 보면 건강이 나빠진다’는 속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어. 청소년 시기에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음란물(동영상, 사진, 만화, 소설, 잡지 등)을 접할 기회가 많이 생기고 경로도 매우 다양해졌지.

그래서 음란물의 본질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해. 특히 ‘야동’ 속 자극적인 장면들은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 상대방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이고 범죄니까. 처음에는 음란물을 ‘만들어진 영상’이라 인지하고 보다가도, 폭력적으로 연출한 장면을 자주 접하다 보면 ‘정말 저럴 수도 있을 것 같아’ 식으로 왜곡된 성 관념을 갖기 쉬워져.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야동은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정신건강’ 말이지.

2. 음경과 가슴은 커야 좋은 거 아닌가요?

사람마다 얼굴과 지문이 다 다르잖아. 생식기도 마찬가지야. 더 좋고, 더 나쁜 건 없어. 근데 많은 이들이 남학생은 ‘음경’, 여학생은 ‘가슴’이 커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다른 사람 시선과 잣대에 내 몸을 맞추는 것만큼 바보 같은 게 어딨니. 하나뿐인 내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게 가장 중요해. 특히 음란물에 나타나는 몸을 보며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마. 신체 특정 부위의 크기가 아니라, 자신의 몸 전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아껴주는 게 중요하단다.

사춘기 성 궁금증 많아지지만

어른 앞에서 묻기 어려운 아이들

인터넷 통해 질문하는 내용 뭘까 보면

임신·자위·월경·성욕 등 주제 다양해

정확한 정보 솔직하게 알려주고

몸 변화 등 긍정적으로 이해 도와야

3. ‘질외사정’ 하면 임신 위험성 없지 않나요?

요즘 사춘기 친구들이 많이 하는 질문 가운데 하나구나. 내가 먼저 질문해볼까? ‘질외사정’이 피임 방법이라고 생각하니? 절대 아니란다. 질외사정을 해도 임신할 가능성은 매우 크거든. 외음부에 묻은 정액 일부가 질에 들어갈 수도 있어. 남자가 사정하기 전 분비되는 물질인 쿠퍼액 속에도 정자가 있어서 임신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 그밖에 피임 관련해서 더 궁금한 게 있다면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이 서울시 여성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제작한 <우리가 만드는 피임사전>을 참고하길. 누리집(www.chsc.or.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어!

말 나온 김에 반드시 알려주고 싶은 정보 하나 추가할게. 남학생들 가운데 ‘연애=섹스’라고 여기는 친구들 있지? ‘사귀는 사이’라면 상대가 원하지 않아도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 말이지. 이 생각만큼 위험한 게 또 없단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성적 행위를 결정할 수 있어. 이걸 ‘성적 자기결정권’이라고 해. 연애 상대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건 ‘데이트 폭력’이야.

4. 자위를 많이 하면 키가 안 크나요?

키는 유전, 환경, 영양섭취, 식습관 등의 영향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자위를 많이 한다고 키가 안 큰다거나 뼈가 삭는다는 식의 이야기는 확인되지 않은 거란다. 자위는 말 그대로 ‘스스로 위하는 행동’이야. ‘내가 내 몸을 만지는 것’은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전혀 이상한 행동이 아니란다. 자위는 선택이야. 하는 것도 하지 않는 것도 스스로 판단해 선택하면 되는 거지. 하지만 에티켓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폐를 끼치면 안 돼.

5. 남자는 원래 성욕을 못 참지 않아요?

정말 잘못된 정보만 알고 있구나. 남학생들은 보통 중학교 때까지 스스로 성 욕구를 조절할 수 있다고 여기는데, 고학년이 될수록 ‘성적 충동은 남자의 본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사회 통념상 남자의 성욕을 폭넓게 용인해주는 각종 미디어나 가부장적인 분위기를 내면화한 거지. ‘남자라면 당연히 성욕을 참을 수 없다’, ‘성 욕구는 내가 조절할 수 없으니 누군가에게 해소해야만 한다’라는 생각, 굉장히 폭력적인 거란다. 성범죄 가해자를 두둔하는 말로 ‘참지 못하는 성욕’이라는 말을 쓰거든.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몸과 욕구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어. ‘남자라서 못 참는다’는 말은 거짓말이야.

6. 월경은 한 달에 한 번, 한 시간만 하는 거 아닌가요?

요즘 10대 저소득층 청소년의 ‘깔창 생리대’ 관련 뉴스가 나오면서 월경에 대해 질문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어. 제일 황당했던 댓글 질문이 뭐였는지 아니? ‘한 달에 한 번, 한 시간 하는 거고, 스스로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몰라도 너무 모르는군. 누굴 탓하겠니. 성교육을 제대로 못 해준 우리 교육 현실을 탓해야지.

여자와 남자 모두 서로의 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더 존중받는다는 거 모르니? 그러니 공부해보자! 월경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호르몬 활동이야. 한 달에 한 번 난자가 밖으로 나오는 과정이지. 보통 여자들은 한 달 평균 4~7일 정도 월경을 해. 자연스러운 신체활동인 만큼 부끄러운 게 아니야.

월경에 대해서는 아들이든 딸이든 함께 교육받는 게 좋아. 가족끼리 월경대를 함께 만들면서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긍정적으로 설명해주면 좋지. 외국에서는 남학생은 몽정 파티, 여학생은 월경 파티를 열어주는 가정도 있어.

7. 하기 싫은 뽀뽀, 꼭 억지로 해야 하나요?

뽀뽀나 포옹 등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신체 접촉을 강요하면 범죄가 된단다. 근데 이걸 잘 모르고 어른들이 ‘예쁘다~’ 하면서 다가오면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그냥 아무런 반응도 못 하고 얼어버리는 경우가 있어.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몸에 대한 사적 경계를 존중해주는 게 매우 중요해.

두 팔을 펼쳐 원을 한번 그려볼래? 원의 크기만큼이 네 몸의 사적 공간이야. ‘이 원 안에서는 내 허락 없이 누군가 내 몸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해. 청소년 대상 ‘자기방어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여학생의 경우 성추행 등 갑작스러운 공격 상황에서 몸이 굳어질 수 있어. 자기방어 훈련이나 평소 태권도 등 격투기, 줄넘기, 춤, 축구 등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통해 신체 감각을 익혀두면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길 거야.

<도움말 :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박현이 부장, 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 박진영 강사, 의정부 금오중학교 박유선 보건교사, 녹색병원 산부인과 윤정원 전문의>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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