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8개 교대 모두 해당 지역 출신 합격자 ‘절반 이하’로 줄어
농어촌 많아 ‘교사 가뭄’ 심한 지역 교대일수록 수도권 출신 많아
“교사 지원자 수도권 쏠림 현상 막으려면 교원 양성정책 개선해야”
농어촌 많아 ‘교사 가뭄’ 심한 지역 교대일수록 수도권 출신 많아
“교사 지원자 수도권 쏠림 현상 막으려면 교원 양성정책 개선해야”
도 단위 지역에 근무하는 현직 교사가 임용시험을 다시 치러 수도권으로 옮기는 현상이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충청 등 지역 교대에 입학하는 수도권 출신 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초등 임용시험 지원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과 이에 따른 ‘임용절벽’ 사태를 막으려면, 정부가 교원 수급정책만이 아니라 양성정책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2~2016년 전국 교육대학교 합격자 현황’ 자료를 보니, 지난해 서울교대와 경인교대를 뺀 나머지 8개 지역 교대의 합격자 중 수도권 출신 비율(27.9%)이 2012년(20.4%)에 견줘 눈에 띄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 가까운 춘천교대는 합격자(343명)의 절반 이상(191명)이 수도권 출신이었다. 지난해 이 대학 합격자 수는 정부의 교대 모집정원 감축 방침에 따라 4년 전인 2012년(348명)에 견줘 소폭 줄었는데, 수도권 출신 합격자는 같은 기간 되레 16명이 늘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청주교대의 사정도 비슷했다. 지난해 청주교대에 합격한 수도권 학생(149명)은 전체 합격자(308명)의 절반에 가깝다. 수도권 출신 합격자 비율(48.4%)은 4년 전(38.3%)과 비교할 때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반면 춘천·청주교대 등 8개 지역 교대 합격자 가운데 해당 지역 합격자 비율은 2012년 56.5%에서 2016년 45.6%로 낮아졌다.
문제는 지역 교대에 합격하는 수도권 출신이 많아질수록, 이들 지역의 ‘교사 가뭄’ 현상이 깊어질 가능성도 커진다는 사실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서울 등 수도권 학생이 지역 교대를 졸업하면, 아무래도 해당 지역보다는 서울 근무를 선호하게 마련”이라고 짚었다. 강원과 충북은 2015학년도부터 2017학년도까지 3년 연속으로 초등교사 지원자 수가 모집 정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8학년도 경쟁률은 각각 1.02, 1.09 대 1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오영훈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임용대란 사태의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는 지역 교대에 수도권 등 타지역 학생이 몰리는 현상을 방치한 현행 교원 양성정책”이라며 “해당 지역 학생이 지역 교대에 충분히 진학할 수 있도록 교대 입학 단계부터 지역인재 우대 정책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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