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수능은 지난해 보다 1397명이 증가한 59만4924명이 응시해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지난 9월 모의평가 기준으로 보면, 국어는 더 어려웠고 수학과 영어는 난이도가 비슷했다는 평가다.
■ 1교시부터 어려웠다 올해 수능 국어영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모든 지문이 긴데다 소설·시나리오를 묶거나 과학·철학을 묶어 통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등장해 수험생들은 1교시부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이날 국어영역 시험 종료 뒤 브리핑에서 ‘문학과 독서 영역’에서 고난도 문제가 1문항씩 나왔다고 밝혔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수험생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독서영역인데, 사회 지문에서 <교육방송>(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았다”며 “채권·채무에 대한 법적 지식이 없는 수험생은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어려웠던 문항으로 교사들은 26번과 31번을 꼽았다. 26번은 박태원의 소설 ‘천변풍경’과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작품을 함께 제시한 뒤, 다시 긴 문제를 읽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풀어야 하는 문제였다. 31번은 만유인력과 중국의 천문학을 결합한 문제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추론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 수학, 4개 문제가 어려웠다 어려웠던 국어와 달리 수학은 기존 출제 경향과 유사해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가다. 수학적 정의나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항이 많았다. 다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위 1등급~3등급을 가르는 고난도 문제 4개 문항이 나왔다. 조만기 판곡고등학교 교사는 “문제 푸는 시간이 9월 모의평가나 작년 수능과 거의 비슷하게 걸릴 정도였고, 난이도도 비슷했다”며 “상위권 수험생은 26문제를 다 맞히고 고난도 4개 문제(20, 21, 29, 30번)를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1~3등급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문수 청원여고 교사는 “수학영역 지원자가 2844명이 늘었지만 가형은 감소하고 나형은 증가했다”며 “과탐 인원이 감소한 점도 성적표가 나오는 시점에서 고려해보는 게 어떨까 싶다”고 정시 지원 전략을 조언했다.
■ 너무 쉽거나 어려운 문제 줄어 절대평가로 실시된 영어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어려웠지만, 지난 9월 모의평가 수준과는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 박문수 청원여고 교사는 “작년보다 변별력을 갖춘 문제가 고루 출제됐기 때문에 1등급을 받는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시를 지원하는 학생이 영어에 조금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는 전년도에 비해 영어 반영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영어영역에서는 어휘와 관련된 문제가 3개 출제됐다. 21번, 31번, 40번이 그것이고, 점수 비중도 높은 편이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밑줄 친 함축 의미를 찾으라는 21번 문제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에 해당되지만, 이미 9월 모의평가 때 수험생들이 경험해 당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난도 문항수가 줄어들었고, 너무 쉬운 문제도 줄어 전체 등급 간 변별력을 고르게 갖췄다”고 평가했다.
세종/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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