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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몸 낮췄던 한유총, 다시 반기 들었다

등록 2019-06-14 04:59수정 2019-06-14 07:06

법인 취소 등 위기 몰린 뒤에도
전국 돌며 ‘유치원 3법 대책’ 설파
탈퇴 원장들에겐 “방해꾼” 압박
“비리유치원 공개 부당” 소송도
법인 취소 등 위기 몰린 뒤에도 전국을 돌며 ‘유치원 3법 대책’ 설파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법인 취소 등 위기 몰린 뒤에도 전국을 돌며 ‘유치원 3법 대책’ 설파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됐다. 한유총은 법인 취소 처분을 받은 상황인데도 신임 김동렬 이사장이 전국 지회를 돌며 ‘유치원 3법 극복 방안’ 간담회를 여는 등 다시 세 규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유총의 강성 노선에 반발해 탈퇴한 유치원을 전방위로 압박하는가 하면, 교육부·교육청의 각종 행정 조처에 대해서는 맞불 소송으로 정면 대응하고 있다.

13일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달 초 경기 수원 바이오센터 대회의실에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 100여명이 모였다. 한유총이 주최한 김 이사장과의 간담회 자리였는데, 유치원 3법과 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 교육청 감사에 대한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최근 한유총은 경기 외에도 광주, 대구,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을 돌며 비슷한 내용의 연쇄 간담회를 열고 있다. 강원지역 간담회에는 국회의원과 교육장 등 지역 유력 인사들을 참석시켜 세를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 여론이 잠잠해지자 내부 전열과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유총 탈퇴 유치원에 대한 회유와 압박도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개학 연기 사태를 겪으며 인천 지역에서는 사립유치원 상당수가 한유총을 탈퇴했다. 박진원 전 한유총 인천지회장은 한유총을 탈퇴한 뒤 정부의 공공성 강화 정책을 따르겠다는 원장들과 함께 ‘인천유아교육자협의회’라는 비영리법인 설립을 준비중이다. 법인 설립 요건은 100명 이상인데 인천유아교육자협의회에는 현재 70여명이 가입했다.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기존 한유총 소속 원장들이 박 원장 등을 ‘방해꾼’이라고 폄훼하며 끊임없이 흔들고 있다. 협의회 소속 원장들에게 에듀파인 무효확인소송에 대한 참여도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치원 원장들을 노선을 명확히 밝히라며 집요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유총은 교육부와 교육청을 상대로 한 소송도 끈질기게 제기하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이 지난해 5월 인천시교육청 산하 5개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행정소송에서 지난 4월 공개 판결이 났지만, 두달이 지나도록 비리 유치원 명단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유총 소속 원장들이 ‘명단 공개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이의신청이 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기각되자 또다시 행정 소송을 걸었기 때문이다. 인천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명단 공개 대상 유치원 41곳 가운데 18개 유치원이 정보공개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정보공개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천지법이 정보공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정보공개는 결국 행정소송이 끝날 때까지 미뤄지게 됐다. 정치하는엄마들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류하경 변호사는 “다시 행정소송을 한다 해도 승소할 가능성이 없는데 무차별적인 소송전으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교육청이 불필요하게 이의신청을 받는 등 소극 행정을 해 한유총이 반격할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최근 국가권익위에 교육지원청들의 소극 행정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유총은 지난 3월 개학 연기 사태 때 대국민 사과와 함께 “에듀파인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석달여가 지나 여론이 잠잠해진 틈을 타 지난달 24일 교육부를 상대로 에듀파인 무효소송을 내며 약속을 뒤집었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유아교육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아 절대 안심할 상황이 아니며, 교육 당국은 감사를 적극 실시하면서 비리 유치원 퇴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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