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전국연합 학력평가가 실시된 3월23일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전 기출문제 등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학생들이 치를 202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서울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 모집 비중을 40.1%로 정했다. 2021학년도 21.9%와 견주면 갑절로 커졌다. 정부는 대입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며 서울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정시 비중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 끌어올리도록 권고했는데, 이번에 모두가 달성했다.
2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전국 4년제 대학 198곳의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수능 위주 정시 비중은 2022학년도 37.6%에서 40.5%로 높아진다. 2021학년도 29%에 견주면 11.5%포인트 오른 셈이다. 정시 선발 인원이 가장 크게 늘어난 대학은 중앙대(490명), 서울대(366명) 순인데, 정시 선발 비중은 서울대가 10%포인트(2022학년도 30.1%→2023학년도 40.1%) 올라 16곳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중앙대는 9.3%포인트(2022학년도 30.7%→2023학년도 40%) 올랐다.
앞서 2019년 11월 정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논술 위주 전형 비중이 45%(모집인원 기준)가 넘는 16개 대학을 지목해 이른바 ‘정시 40% 룰’을 권고했다. 이 가운데 건국대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연세대, 한국외대, 한양대 9곳은 이미 2022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올렸다. 하지만 서울대, 성균관대, 경희대, 광운대, 숙명여대, 중앙대, 숭실대 7곳은 2023학년도 대입에서야 이 기준을 맞추게 됐다. 정부의 계획은 달성됐으나 수능 영향력 확대로 인한 입시 위주 교육으로의 귀환,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와의 불협화음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16개 대학의 학종 비중은 2022학년도 35.8%에서 2023학년도에 34.2%로 또다시 낮아졌다. 2021학년도 학종 비중은 45.6%였다. 학교 내신 성적만으로 평가해 특목고·자사고보다 일반고에 더 유리한 학생부 교과전형 비중은 2022학년도 11.3%에서 10.9%로 0.4%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2021학년도 7.8%와 견주면 3.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교육부가 고교 유형이나 사교육 등 외부 영향력이 커서 수능 위주 정시 전형으로 유도한 뒤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힌 논술 전형의 비중은 2022학년도 8.7%에서 2023학년도 8%로 낮아졌다. 0.7%포인트 줄어든 셈인데 2022학년도 논술 전형 비중이 전년도보다 1.9%포인트 줄어든 것과 견주면 감소세가 완만하다.
한편,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2023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34만9124명으로 2022학년도보다 2571명 늘었다. 특히 늘어난 모집정원의 86%가 수도권 대학에 쏠려 있어 비수도권 대학들의 미충원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