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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군 수사 조직들이 떼거리로 이 중사 목소리 막은 거다”

등록 2021-06-20 09:05수정 2021-06-20 09:17

[토요판] 인터뷰
‘JSA 의문사 김훈 중위’ 부친 김척 장군

육사 출신 3성 예비역 장군이자 ‘JSA 의문사’ 김훈 중위 아버지
성폭력 뒤 여성군인 사망 두고 “전우를 죽음으로 몰고간 성범죄”
육군 예비역 중장인 김척 장군이 16일 서울 서초구 한 모임 공간에서 인터뷰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그는 “지금 문제점을 바로잡지 않으면 군은 계속 썩는다. 그러면 또 사람이 죽는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육군 예비역 중장인 김척 장군이 16일 서울 서초구 한 모임 공간에서 인터뷰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그는 “지금 문제점을 바로잡지 않으면 군은 계속 썩는다. 그러면 또 사람이 죽는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복무 중 성폭력과 2차 피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아무개 중사의 분향소에는 어머니의 애달픈 손편지가 놓였다. 종이편지 안에선 분홍, 초록, 하늘색으로 그려진 나비들이 두 날개를 펴고 자유롭게 날았다.

“그 외로움 달래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지금부터 모든 고통, 아픔, 외로움 다 버리고…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렴. 우리 딸, 너무 사랑해….”

2013년엔 강원도 화천군 15사단 소속 오아무개 대위가, 2017년엔 해군 장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던 또 한 명의 여성 군인이 삶을 마감했다. 이때도 군은 요란스럽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했다. 그러나 폭압적인 군대 내 성폭력과 숨막히는 2차 가해는 변하지 않았고, 결국 또다시 희생자를 낳았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한 모임 공간에서 만난 김척(78) 장군(예비역 중장)은 이 중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정의롭지 못한 군대가 강도떼와 무엇이 다르냐”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장군은 육사 21기 출신으로 32년간 군에 복무하며 육군 제1군단장, 제3야전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거친 군 원로다. 베트남전 등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월남 은성무공훈장, 대한민국 보국훈장 국선장과 미국 정부의 공로훈장 등 6개 훈장을 받았다. 1998년 2월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휴전선 감시초소(GP)에서 머리에 총을 맞은 채 발견된 김훈 중위(육사 52기·당시 25살)의 부친이기도 하다. 군은 김 중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으나, 김 장군 부부가 20여년간 진실 싸움을 벌인 끝에 국민권익위원회와 사법부로부터 ‘자살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끌어냈다. 지난 2017년 김훈 중위의 순직이 인정돼 국가유공자로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김 장군은 지난 20여년간 부대 내 사망사건과 군의 진실 은폐·조작 문제에 비판적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이 중사 사건은 해당 지휘관과 수사조직, 군내 인권 담당자들이 심각한 인권 문제를 보고받고도 비정상적으로 피해자를 회유하고, 사건을 무마하려다 젊은 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든 사건”이라며 “지금 바로 고치지 않으면 군은 계속 썩는다. 그러면 또 사람이 죽는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복무 중 사망 군인 예우도 엉터리
사건 은폐하려 ‘피해자 탓’ 몰기도
미군은 관리책임 인정해 최대 예우
국가의 도리 찾을 수 없는 현실

 살려달라는 신호마저 외면한 군
육사 출신 3성 예비역 김척 장군은 ‘공동경비구역 의문사’ 김훈 중위의 부친이다. 그는 상관에 의한 군대 내 성폭력 뒤 여성 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불의한 군대는 강도떼와 같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육사 출신 3성 예비역 김척 장군은 ‘공동경비구역 의문사’ 김훈 중위의 부친이다. 그는 상관에 의한 군대 내 성폭력 뒤 여성 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불의한 군대는 강도떼와 같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군에서 또 참담한 사건이 일어났다.

“부대 안에서 소중한 전우를 죽음으로 몰고 간 추악한 성범죄 사건이다. 사회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성추행으로 전우가 목숨을 끊게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다. 피해자가 사건을 보고했을 때, 지휘관이 곧바로 조처만 했어도 억울하게 숨지는 일은 막았을 수도 있다. 오히려 소속 부대가 조직적으로 사건 축소, 부실 수사, 피해자 회유, 심지어 2차 가해까지 저지르다 결국 죽음까지 몰고 갔다.”

―심각한 성폭력 문제가 발생했는데, 피해자 보호조처마저 엉터리였다.

“이 중사가 비참한 현실 속에서 마지막으로 ‘살려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 상관뿐 아니라 군 수사관, 법무관 등 범죄를 단죄했어야 할 조직들이 떼거리로 사실상 그 목소리를 막은 거다. 지금이 전시도 아니잖나. 군인이 왜 죽어야 하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가해자들뿐 아니라 부대 지휘관, 당시 수사 책임자를 모두 강력 처벌해야 한다. 또 하나 마음 아픈 건 전우들도 고통받는 이 중사를 돕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휘관은 부모 역할을 하지 않았고, 전우들은 동료의 고통을 외면했다.”

―지난 8년 사이 군 상관에 의한 성폭력 피해로만 여성 군인 셋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병영문화 개선 대책이 몇개 나온다고 근본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군대는 병사의 문화가 아니다. 지휘관에 따라, 부하들은 용맹한 군인이 될 수도 있고 쓰레기 같은 비겁한 군인이 될 수도 있다. 각급 지휘관이 전시뿐 아니라 평시에도 부대 내 거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언제든 자신과 부하들의 목숨을 걸고 전투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군 지휘관은 평시에도 수사권을 쥔 군사법경찰(이전의 헌병)과 기소권을 가진 법무관, 군내 성폭력 문제를 관리할 양성평등센터 인력들을 평가하고, 진급시킬 인사권을 갖고 있다. 지휘관 앞에서 꼼짝하기 어려운 구조다. 지휘관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 전체가 눈치를 본다. 이 중사 사건도 마찬가지다. 군 조직이 이 중사를 죽게 한 거다.”

―군대는 규율이 가장 강한 조직의 하나인데 아이러니하다는 느낌이다.

“군대에서 약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건 규율이 없어서가 아니다. 인권보호지침이나, 제도가 없어서도 아니다. 지휘관 눈치 봐서 진급이나 하려는 지금의 군대 문화가 동료 고통마저 외면하게 만들었다. 군 수사조직이나 인권보호조직이 못된 짓을 한 자들을 찾고 피해자를 보호하러 다녀야 하는데, 문제를 덮고 피해자를 왕따시키는 일을 했다. 피해자는 주위에서 이상한 시선을 보내니까 ‘난 이제 어쩔 수가 없구나’ 하는 절망감이 들 수밖에 없다.”

1998년 군대 내에서 의문사한 김훈 중위의 아버지인 김척 장군은 “군의 부조리로 자식을 잃었을 땐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 국가에 대한 분노, 배신감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1998년 군대 내에서 의문사한 김훈 중위의 아버지인 김척 장군은 “군의 부조리로 자식을 잃었을 땐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 국가에 대한 분노, 배신감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군대를 고용보장 회사처럼 여기고
상급자가 계급을 특권으로 악용
내부 범죄 강력하게 조처도 못하고
소모품처럼 쓰다가 수틀리면 내쳐

 은폐, 무마, 피해자탓하기

이 중사는 부대 안에서 홀로 떠 있는 섬이었다. 지난 3월 원치 않는 회식 자리 끝에 성추행을 당했고, 성폭력 신고를 했지만 또 다른 상관은 이 중사를 압박하고 회유했다. 이 과정에서 2차 가해가 일어났다. 군사경찰도, 군검찰도, 심지어 공군 양성평등센터도 이 중사를 제대로 돕지 않았다. 생전 이 중사가 즐겨 들었다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담겼다. “기댈 곳 하나 없네/ 이젠 괜찮다 했었는데/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온 이 절망에 나는 또 쓰러져 혼자 남아 있네.”(커피소년의 노래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군 조직이 이 중사를 보호해주지 않았다.

“군대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국민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군 상관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책무는 부하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이 중사 사건을 보면, 상관이 부하의 인권과 생명을 앗아갔다. 일부 상관들이 자기 계급장을 특권으로 여겨 부당한 지시와 압박을 가해 발생한 사건이다. 부대 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진급을 걱정하며 지휘관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을 더 숨기려 한다. 군 특유의 강력한 상명하복 체계와 지휘관이 거의 전적인 권한을 가진 군의 구조적 문제다. 외부 노출이 제한되는 폐쇄적 공간이다 보니 이런 상황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가 군인으로서 나약하다, 적응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책임을 떠미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말이 되지 않는다. 원래 나약했다거나, 집안 문제라거나, 애인이 어떻고 하는 식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다. 미군의 경우, 모든 군인은 몸과 정신이 건강하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선발됐다는 걸 기본 전제로 한다. 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에도, 군은 일단 숨진 순간부터 명예로운 죽음으로 예우한다. 이후에도 수사 등을 통해 100% 개인 문제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 이상, 해당 군인에 대한 군의 관리 책임을 인정하고 순직 처리한다. 이게 젊은이들에게 국가에 봉사하도록 명령한 국가의 기본적인 도리다. 우리 군에 들어온 이들도 국가가 정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여군이라고 해서 다를 수 없다.”

김 장군은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아들 김훈 중위를 잃었다. 당시 군은 그가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서 숨졌다며 자살로 몰았다. 사건 현장인 벙커에서 김 중위의 깨진 손목시계와 지뢰박스 등이 부서진 상태로 발견됐고, 총을 쏜 손에 남는 화약흔이 원래 오른손잡이인 김 중위의 왼손에서 발견됐는데도 군은 이를 무시했다. 지난한 싸움이 이어졌고, 결국 2006년 12월 대법원은 군의 초동수사 부실 책임을 물어 유가족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방부에 김 중위의 순직 처리를 권고했다. 국방부가 권고를 이행한 것은 김 중위가 숨진 이후 19년이 지난 2017년이었다. 김 장군은 “참척(자녀가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일)의 고통은 어떤 유족이나 동일하다. 특히 군의 부조리로 자식을 잃었을 땐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 국가에 대한 분노, 배신감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중사 부모님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것 같다.

“자식을 잃는 것은 한마디로 가정이 비참하게 파괴되는 일이다. 부모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군은 사고를 은폐하고 무마하는 게 일상화돼 있다. ‘아이를 나약하게 키운 부모’라는 식으로 망자와 유족을 무시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군이 장벽을 두르면 평범한 시민들로서는 맞서 싸우는 일이 너무 힘들다. 육사 출신에 3성 장군을 지낸 나도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으로 20년 넘게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바로잡지 못하면, 제2의 김훈, 제2의 이 중사가 또 나올 수밖에 없다.”

―병영 문화는 사회문화적 변화와 달리 거꾸로 간다는 느낌이다.

“나는 1966년 베트남 전쟁에 투입됐다. 병사들이 ‘비겁한 분대장은 쏴 죽인다’는 말을 하던 시절이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진짜 전투에서는 어떤 위험에서도 상관이 나를 지켜줄 것이란 확신이 없으면, 부하들이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 그런 게 군대다. 지금 고위 지휘부들은 전쟁을 치르지 않았던 세대다. 안정적인 고용이 보장되는 일반 회사처럼 생각하는 군인들도 많다. 반면 군 특유의 폐쇄적이고 강력한 계급체계는 그대로다. 상급자들이 계급을 오만한 특권으로 여기는 문화가 퍼지면서 리더십이 깨진 것이다. 장거리 행군훈련 갈 때, 부하들 양말을 일일이 벗겨서 발 상태 괜찮은지 확인하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지휘관은 헌신과 봉사의 직책이지 특권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김척 장군은 “부대 안에서 소중한 전우를 죽음으로 몰고 간 추악한 성범죄 사건이다. 사회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성추행으로 전우가 목숨을 끊게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다”라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김척 장군은 “부대 안에서 소중한 전우를 죽음으로 몰고 간 추악한 성범죄 사건이다. 사회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성추행으로 전우가 목숨을 끊게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다”라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평시에는 수사조직 완전 독립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해당 부대 해체해
다시는 피눈물 흘리는 일 없어야”

 다시 피눈물 흘리는 일 없어야

군은 역주행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9 군대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성희롱·성폭력 관련 문제가 공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되고 있다고 답한 여군이 48.9%에 그쳤다. 7년 전 실태조사(75.8%) 때보다 크게 줄었다. 내부 불신도 크다. 지난 9일 <한겨레>가 공군 여성 부사관 39명을 상대로 실시한 ‘군 성범죄 사건 긴급 설문조사’에서 성범죄 피해 때 도움을 요청할 대상에 감찰·기무·헌병대는 0표를 받았다. 동료나 지휘관을 택한 응답자도 각각 3명(7.7%), 2명(5.1%)에 불과했다.

―군이 국민이 느끼기에 위태로운 존재, 미움받는 존재로 전락한 것 같다.

“원래 군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집단이다. 국민에게 제일 소중한 게 뭐냐. 우리 아들딸 아니냐. 국가가 이 귀중한 생명을 나라 지키는 데 쓰겠다고 데려왔는데, 군에서 아무렇게나 취급하고 소모품처럼 쓰다가 문제가 되면 이들을 내치고 있다.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죄하지도 않고, 거짓말을 하니까 점점 신뢰를 잃고 있다. 군과 인권은 별개가 아니다. 군 입장에서는 인권이 전투력이다. 전투대원들이 평상시 인간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는 부대, 내부 범죄를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조처하지 못하는 군대가 전투에서 부하들의 믿음을 얻어 승리할 수 있겠나.”

―서욱 국방부 장관이 “(이번 사건의 철저한 처리를) 맡겨 달라”고 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지휘관이 책임져야 한다. 군대는 상시 전투력 보호라는 의미에서 평상시 밥 먹고, 씻고, 잠자고, 쉬는 것까지 작전 개념에 포함된다. 지휘관은 부대원의 문제를 신속하게 보고받고, 빠르게 조처해 최고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게 최대 임무다. 이번에 하나도 작동을 안한 거다. 지휘관이 자기 임무를 다하지 못하면 패배한 거다. 지는 군대를 만들었으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부대를 해체(재편성)해 전군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수사 조직도 평시에는 지휘관으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 현장에 투입되는 여성 지휘관을 확대해서 낡은 구조를 깨는 문제도 고민해볼 수 있다. 엉뚱한 이유로 다시는 군에서 사람이 죽어선 안 된다. 유족들이 길거리에서 피눈물 흘리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김척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21기 출신으로 육군 제1군단장, 제3야전군사령부 부사령관을 거친 예비역 3성 장군이다. 1998년 2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감시초소(GP)에서 머리에 총을 맞은 채 의문사한 김훈 중위(육사 52기·당시 25살)의 부친이기도 하다. 이후 20여년간 김훈 중위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국방부와 맞서 싸우면서 군의 부조리에 비판적 관심을 기울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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