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사건 처리 급한데…경찰관 1인당 26.5건 맡아 ‘업무과중’

시·도 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 운영 현황
경기남부경찰청 1인당 47.6건으로 가장 높아
“수사 병목 현상 생길 수 밖에…인력 충원해야”

<한겨레> 자료 사진.

시·도 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 소속 수사관 1명이 담당하고 있는 사건이 평균 26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각 시·도 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 운영 현황’을 18일 보면, 지난 2월8일부터 6월30일까지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는 총 3681건이다. 17개 시·도 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 수사인력이 139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26.5건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경찰청은 양천 양부모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13살 미만 아동학대 범죄를 전담하는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을 신설해 2월8일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일선 경찰서에 신고된 사건을 시·도경찰청 특별수사팀에서 맡는 구조다. 같은 기간 경찰청별로 분석하면, 경기남부청이 ‘접수 사건’과 ‘1인당 평균 담당 사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남부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 수사관 20명이 맡은 사건은 952건으로, 1인당 평균 47.6건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서울청(639건·1인당 35.5건), 경기북부청(245건·1인당 30.6건)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은 접수한 3681건 중 1778건은 검찰로 송치했고, 204건은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내사종결 처리했다. 나머지 1699건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신고 내용을 하나씩 확인하다 보면 수사가 지체되고 사건이 쌓이게 되는 병목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어린이집 학대사건이 발생할 경우 두 달 치 CCTV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많이 소요되는 등 업무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업무부담이 커지자, 시·도 경찰청은 지난 6월1일부터 피해 아동이 10살 미만인 사건에 한해서만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은주 의원에게 “10~12살의 경우 정상 진술이 가능해 일선 경찰서에서도 충분히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은주 의원은 “지역별 신고 건수에 비해 전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수사인력의 업무과중이 우려된다.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수사인력을 충원해 피해 아동 보호 및 학대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