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혈압 올리는 ‘쿠팡이츠 부당 환불’, 상시협의체가 해법?

‘새우튀김 갑질’ 한달 반 만에
입점업체 요구 일부 수용

‘부당 환불’ 개선 원칙만 합의
세부 방안은 ‘상시협의체’로

쿠팡이츠-전국가명점주협의회 간 협약식 참석자들이 12일 국회의원회관 348호에서 협약문을 들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배달대행업체인 쿠팡이츠가 ‘새우튀김 갑질’ 사건을 계기로 환불제도 등을 개선해 자영업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자영업들과 합의했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개선은 추후 구성될 ‘상시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쿠팡이츠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은 12일 국회에서 ‘악성 이용자로 인한 입점업체 피해 방지 및 보호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와 전가협이 ‘새우튀김 갑질’ 사태가 터진 뒤 쿠팡이츠에게 악성리뷰, ‘벌점 테러’로 고통받는 입점업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한 지 한 달 반 만에 나온 결과다. 이날 협약식에는 쿠팡이츠와 전가협 외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진성준 위원장, 우원식·이동주 의원)들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참여했다.

협약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쿠팡이츠는 ‘입점업체 보호 및 지원 대책’으로 100여명의 정규직으로 구성된 입점업체 보호 및 지원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리뷰와 관련해선 △고객 리뷰에 입점업체의 댓글 달기 허용 △악성리뷰 30일간 블라인드 처리 △악상리뷰 모니터링 조직 운영 △악성리뷰 작성 고객의 상습성 확인 기능 도입 등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쿠팡이츠는 입점업체와 배달에 대한 만족도 평가를 분리하고 재주문율 등 객관적인 기준을 추가해 별점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환불제도’를 놓고선 ‘부당한 환불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환불제도를 개선한다’로 정리해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새우튀김 갑질’ 사건은 업주가 새우튀김 색깔로 트집 잡아 환불을 요구하는 악성 민원을 놓고 쿠팡이츠와 통화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사건이다. 협약문에는 ‘상시협의체는 구체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상호 협의한다’고만 적시돼 있다. 참여연대 김은정 간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악상리뷰 블라인드 조치나 댓글 기능 도입은 이미 쿠팡이츠가 협약 이전에 도입했던 제도들이다. 중요한 문제였던 환불제도 개선은 방향이나 원칙에 대해 합의를 이뤘으니 상시협의체를 통해 실효적인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가협, 쿠팡이츠를 당사자로 한 상시협의체는 반기별 1회 개최를 원칙으로 중대한 사안이 있을 경우 추가로 개최할 수 있다.

이밖에 참여연대와 전가협은 △배달대행비용 자영업자 전가 금지 △배달 중계수수료 합리적 조정 △원활한 배달서비스 불능 시 보상 △소비자정보(동의) 자영업자 제공 등의 대책 또한 상시협의체에서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장필수 기자 [e-mail]

▶바로가기: 자영업자 입 틀어막은 쿠팡이츠 불공정약관, ‘새우튀김 갑질’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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