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경찰 112신고에 동물 학대 식별코드가 새로 생기며, 월평균 약 460건의 동물 학대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112 동물 학대 식별코드 신설 이후 월별 신고 건수’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3677건의 동물 학대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1월 303건, 2월 254건, 3월 345건, 4월 404건, 5월 399건, 6월 468건, 7월 1014건, 8월 490건의 신고가 있었다.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이 2010년 69건에서 2019년 914건으로 폭증하는 등 동물 학대 사건이 늘자 경찰은 수사매뉴얼을 개정해 지난 1월부터 112 신고를 접수할 때 동물 학대를 구별하기 시작했다. 동물 학대 사건의 통계 관리와 초동 대응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지난 7월에 평균에 2배가 넘는 동물 학대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는 당시 ‘틱톡’(최대 15초짜리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 고양이 학대 의심 영상이 올라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찰청은 “지난 7월 30일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 고양이 학대 의심 영상이 올라온 뒤 충북경찰청에 고양이 학대 신고가 쏟아졌다”고 이 의원에게 설명했다. 경찰청 ‘동물 학대 관련 시·도청별 112신고 건수’를 보면 충북경찰청의 동물 학대 신고 건수는 1∼6월 8∼12건에 그쳤지만 7월에는 252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당시 경찰이 고양이 학대 의심 동영상을 수사했지만, 지역의 초등학생이 부모 몰래 야외에서 길고양이를 키웠다는 사실 외에 학대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동물 학대 신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동물 학대 사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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