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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스타벅스 파트너는_일회용 소모품이_아닙니다 ‘트럭시위 첫날’

등록 2021-10-07 18:20수정 2021-10-08 02:38

7~8일 스타벅스 직원들 ‘트럭시위’
“인력 대비 업무 과중” “권유할 수 없는 직장”
미국에선 스타벅스 직원들 노조 설립 추진중
한국 직원들에게 ‘지지합니다 #연대’ 메시지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인근 도로에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인근 도로에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스타벅스의 가장 큰 자산은 파트너(직원)입니다. 이를 잊지 마십시오.”

7일 오전 10시부터 스타벅스 직원들의 인력 충원 및 처우개선 요구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운 트럭 두대가 각각 서울 강북·강남 지역을 저녁 6시까지 돌았다. 직원들이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자신들의 마음을 담아 보낸 트럭이었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 직원들이 잦은 마케팅 이벤트로 과중한 업무가 전가되고 있다고 호소하며 트럭시위에 나섰다. 최근 미국 스타벅스 직원들이 근무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 중인 데 이어 한국 직원들 역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트럭시위는 지난달 28일 업무량 폭증을 불렀던 다회용컵 증정 행사가 도화선이 됐다. 직원들은 그동안 곪아 왔던 문제가 터져 나왔다는 반응이다. 업계 1위 커피 업체에서 정규직으로 일한다는 자부심이 컸던 직원들이 인력 대비 과중한 업무가 계속 전가되자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입사 당시엔 너무 좋았어요. 스벅(스타벅스)의 이미지는 제게 평생직장이었고, 다른 친구에게도 입사를 권유할 만큼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에도 권유할 수 없습니다.”(직원 ㄱ씨)

스타벅스 직원들은 인근에 신규 매장이 생기면 기존 주변 매장 직원들을 일부 빼서 배치한 뒤, 다시 인력을 채워주지 않는 게 반복됐다고 한다. 10여년 넘게 매장에서 일한 ㄱ씨는 <한겨레>에 “지난해 매장 직원이 10명 후반대였는데도 운영이 어려웠다. 지금은 10명 초반대로 일하는데도 본사에서 ‘인건비 초과니 파트너를 더 뽑지 말라’는 압력을 받는다. 파트너들이 소모품 취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스타벅스 매장 수가 2019년, 2020년 말 기준 각각 전년 대비 9.2%, 9.8% 증가하는 동안, 고용인원(고용노동부 3월 고시 기준)은 8.4%, 6.9% 늘어나는 데 그쳤다.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스타벅스1호점 인근 도로에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스타벅스1호점 인근 도로에 스타벅스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트럭이 정차해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인원은 늘어나지 않는데 마케팅 이벤트 지시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다. 수도권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6년째 일하는 ㄴ씨는 “이벤트를 앞두고 당일까지 매일 올라오는 수정 공지, 끊임없는 마케팅 이벤트, 이벤트 속에 이벤트까지 몇 년 사이 이벤트가 급증해 하루에 알아야 할 새로운 이벤트 매뉴얼이 2~3개 이상일 때도 있다”며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콸콸 들이붓는 느낌의 일 처리가 벅차다”고 토로했다. 이벤트 준비는 모두 기존 업무를 처리하면서 추가로 해야 하는 업무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이 고객서비스 저하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ㄱ씨는 “스타벅스는 고객 교감을 강조하며, 매달 점수를 매겨 매장을 평가한다”며 “그런데 요새는 음료를 만들어 파는 것도 벅차 고객 교감은 물론이고 매장 내 위생도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트럭시위 예고에 송호섭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는 지난 5일 사내에 전체메일을 보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줄도 ‘미안하다’라는 뉘앙스의 말은 없었다”(ㄱ씨) “미안해 보이지 않는다”(ㄴ씨) 등 직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최근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도 지난 8월 말부터 스타벅스 3개 매장 직원 80여명이 임금 인상,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노조 결성을 추진 중인데 한국 역시 이러한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스타벅스 본사는 버펄로 매장 전체(20개)에서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노조 설립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다. ‘스타벅스노동자연합’이라 부르는 미국 버펄로 직원들은 지난 5일 트위터(@SBWorkersUnited)에 한국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시위 예고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한국의 파트너들을 지지합니다 #연대’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트럭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외부세력(민주노총 등)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노조에 부정적인 시각이 강한 젊은 직원들이 대부분이라 노조 설립에 대한 생각도 엇갈린다. ㄱ씨는 “노조라도 있어야 센터(본사)가 현장직을 무시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노조 설립을) 쉽게 나서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버펄로에서 노조 결성을 추진 중인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지난 5일 트위터(@SBWorkersUnited)에 한국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시위 예고 기사를 링크하며 ‘한국의 파트너들을 지지합니다 #연대’라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 갈무리
미국 버펄로에서 노조 결성을 추진 중인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지난 5일 트위터(@SBWorkersUnited)에 한국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시위 예고 기사를 링크하며 ‘한국의 파트너들을 지지합니다 #연대’라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 갈무리

박수지 이우연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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