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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먹자 골목 간판 불이 꺼졌다…‘소등 시위’ 나선 자영업자들

등록 2021-12-27 19:02수정 2021-12-28 02:03

27일부터 이틀 동안 간판 ‘소등 시위’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6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먹자골목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반발하며 집단 소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6개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먹자골목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반발하며 집단 소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 대한 방역지원금 지급이 시작됐지만, 자영업자 단체들은 간판불을 끄는 ‘소등 시위’로 정부 방역대책에 항의했다.

이날 오후 5시가 되자 서울 종로구 먹자골목의 상인들은 간판불을 일제히 껐다. 저녁 6시가 되자 여느 날이었으면 간판 불빛으로 환했을 골목이 어둑해졌다. 20년 동안 굴보쌈 집을 운영해온 안종서(73)씨는 간판불을 끈 채 골목에 서서 지나가는 손님들을 맞았다. 안 씨는 “여기 굴보쌈 먹자골목에 있는 가게들 모두 정부 방역 대책에 항의하기 위해 간판불을 껐다. 굴 장사는 겨울이 대목인데, 영업시간을 밤 9시까지로 제한하는 건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들 다 망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원 제한은 그렇다 쳐도, 밤 10시까지 시간제한은 좀 풀어줬으면 좋겠다. 손님들이 주로 술 마시러 오는 직장인들인데, 밤 영업시간 1시간 줄면 매출이 50퍼센트 이상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는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소상공인 업체 70만 곳에 대해 100만원씩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서울 종로구에서 생선구이 집을 운영하는 박아무개(59)씨는 “코로나 2년 동안 피해본 게 얼마인데, 가게 규모와 매출 손실 정도에 상관없이 100만원씩 준다는 건 말도 안 된다. 피해 정도에 맞게 현실적으로 지급해야 한다. 하도 답답해 간판불을 끄는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단체들은 28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정부의 방역 정책 변화를 요구할 예정이다. 민상헌 ‘코로나피해 자영업 총연합’(총연합) 공동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금 정부가 100만원씩 준다는 건 자영업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손실 보상이다. 내일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영업시간 제한을 최소 자정까지 허용해달라고 요구할 것이고, 인원 제한도 현실에 맞게 (재조정) 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7일 오후 5시부터 정부 방역 대책에 항의하기 위해 간판 ‘소등 시위’에 참여한 서울 종로구 굴보쌈 먹자골목 점포들. 박지영 기자
27일 오후 5시부터 정부 방역 대책에 항의하기 위해 간판 ‘소등 시위’에 참여한 서울 종로구 굴보쌈 먹자골목 점포들. 박지영 기자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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