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에 다닙니다. 대표가 시시티브이(CCTV)를 설치해 전 직원을 감시합니다. 근무 도중 갑자기 불러서 대표 자리 청소를 시키고,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잘라야겠다’고 협박합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소리 지르고 망신을 줍니다. (대표의) 아들과 딸이 같이 일하는데 그들이 잘못하면 감싸고, 출퇴근을 멋대로 해도 아무 말도 안 합니다.”(20대 직장인 ㄱ씨)
2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청년정책 설문 결과’를 보면, ㄱ씨 사례처럼 응답자의 75.1%는 ‘기성세대가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3∼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80.8%), 엠제트(MZ)세대로 불리는 20대(80.5%)와 30대(85.2%) 10명 중 8명이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기회 불공정을 지적했다. 정규직 노동자(71.3%), 40대(66.3%), 50대(72.2%)도 불공정 공감 비율이 높았지만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현 정부 청년정책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3.7%는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다음 정부 청년정책에 대한 기대도 부정적 의견이 61.2%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53.5%는 향후 청년 일자리 상황에 대해 ‘매우 나빠지거나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는 전체 응답자의 9.8%에 그쳤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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