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의혹 지휘 검사 사직에…김오수 “경위파악 지시”

성남지청 박하영 차장검사 사직서…박은정 지청장과 수사 갈등설
고발인, 경찰 불송치뒤 이의제기 “성남시장때 광고비 제3자뇌물혐의”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김혜윤 기자 [e-mail]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광고비 지원 의혹을 둘러싼 수사를 지휘하던 박하영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사직한 가운데 김오수 검찰총장이 경위파악을 지시했다.

대검찰청은 “김오수 총장이 성남지청과 관련해 수원지검장에게 경위파악을 지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성남에프시 사건 처리를 두고 박 차장검사와 박은정 성남지청장 사이의 갈등설이 불거졌는데, 이에 대한 경위파악을 지시한 것이다. 박 차장은 2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예전에 생각했던 것에 비해 조금, 아주 조금 일찍 떠나게 됐다.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또 “꼭 공유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며 가수 들국화의 ‘사노라면’ 1절을 직접 부른 음성파일을 첨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박 차장의 사직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그가 성남에프시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박은정 지청장과 갈등을 빚은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박 지청장은 이 사건을 다시 살펴볼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고, 박 차장은 이에 이의를 제기하며 의견이 충돌했을 확률이 높다. 기관장이 결론을 내리게 돼 있으니 위법성을 따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2018년 6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에프시 구단주로 있으면서 여러 기업으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160여억원을 내도록 했다며 이 후보를 제3자뇌물제공 혐의로 고발했다. 이 사건을 3년3개월 동안 수사하던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해 9월 ‘혐의없음’으로 결론짓고 불송치 처분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성남지청에 사건이 송치된 뒤 성남지청은 사건을 검토해왔다. 다른 검찰 간부는 “사건마다 처리 기간이 다르긴 하다”면서도 “이의제기된 사건을 석달째 검토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5일 “성남지청은 성남지청 수사과 수사기록과 경찰 수사기록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 또한 수사종결을 지시하였다거나 보완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란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성남에프시 사건 수사팀 내 갈등설에 관해 “사표를 냈다고 하는 차장검사와 지청장의 견해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보완수사의 방향과 방법에 대한 견해차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두차례 무혐의가 난 것을 포함해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광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