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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실습도 못할텐데, 이번에도 등록금 500만원 내야 하나”

등록 2022-02-02 09:03수정 2022-02-02 09:22

입학 앞둔 예비 대학생들 설렘 뒤 한숨
“고등학교 때도 온라인 수업이었는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실습도 제대로 못 할 것 같은데 등록금을 거의 500만원 내야 한다. 제대로 수업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 (고3 김동현군)

“지금까지 혼자 온라인 수업 들으며 공부했는데, 신입생 모임도 온라인이라니…” (고3 윤도경군)

“MT나 대학축제에서 마스크 없이 신나게 놀았던 형, 누나들이 가장 부러워” (고3 김현우군)

오는 3월 입학을 앞둔 예비 대학생들은 기대와 설렘보단 아쉬움이 먼저 든다고 입을 모았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부터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탓에 입학 전에 친구, 선배들과 만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지난 2년 고등학교에서도 비대면 수업을 들었는데 앞으로도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고 학교 시설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큰 것도 마음에 걸린다. 대면 수업 기준으로 책정된 값비싼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점도 예비 대학생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최근 서울에 있는 4년제 사립대학교에 합격한 이홍겸(18)군은 “고3 시절 내내 대학 생활에 대한 나름의 로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입학 전에 동기들도 제대로 친해질 기회가 없어 너무 아쉽다”며 “코로나 이전 ‘캠퍼스 라이프’를 즐겼던 선배들이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 예비 대학생인 윤도경(18)군 또한 “지금까지 2년 동안 대부분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공부했는데, 당장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부터 또 비대면으로 진행돼서 별로 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비 대학생들은 코로나 이전 대면 수업 기준으로 책정된 대학 등록금에 대한 불만도 전했다. 공과 대학 입학을 앞둔 염정윤(18)군은 “과 특성상 한 학기 등록금이 작년 기준으로 500만원에 육박한다. 비대면 수업 위주로 진행되면 당연히 실습이나 실험이 줄어들 게 예상되는데, 여기에 맞게 등록금은 당연히 줄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2년 동안 학교에 다닌 재학생들 또한 등록금이 비대면 수업의 질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말한다. 이제 대학교 3학년이 되는 김서하(20)씨는 “전체 수업이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이 영어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2년간 거의 비대면 수업 위주로 들었는데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부분 화상 채팅으로 토론했다. 영어 ‘말하기’ 실력은 전혀 늘지 않은 것 같다. 저번 학기 등록금이 670만원 정도였는데, 수업의 질은 고등학교 영어 수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등록금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커지지만, 정작 대학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외국인 대학생 등 일부 학생들에 대한 등록금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 20일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한 학교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규상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결국 학교는 학부생 등록금을 동결하고, 외국인 재학생과 외국인 신입생 등록금을 각각 3%와 7% 인상했다. 코로나 이후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학교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적어졌다면, 당연히 등록금은 줄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방역과 비대면 수업을 위한 기기 구매 비용,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등록금을 인하하지 않고 동결할 수 밖에 없다고 학생들에게 답했다고 한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신입생 환영회나 축제 등 대면 활동을 아예 경험해보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김서하씨는 “학교 축제가 너무 궁금해서 유튜브 영상으로 코로나 이전에 했던 축제 영상을 찾아봤다. 아는 동기들도 별로 없어서 축제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물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2016년도에 입학한 이규상씨는 “학생회 활동을 해보면 점점 대면 행사를 경험하거나 기획해 본 후배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코로나가 터진 후에 입학한 후배들이 축제나 동아리 활동 같은 걸 경험해보지 못했다며 궁금해 하는 걸 보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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