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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줌 아니었으면…” 늘어난 비대면 수업에 비수도권 시민들 반색

등록 2022-04-07 16:41수정 2022-04-07 18:51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부산에 사는 박아무개(37)씨는 2019년 ‘한국공예 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진행하는 ‘공예 매개 인력 양성 예비 과정’을 수강하려고 했다. 공예 및 디자인 관련 전문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수업이 몇 주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탓에 거리가 먼 박씨는 수강을 포기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수업이 줌과 유튜브로 바뀌면서 박씨는 다시 수업을 신청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각종 문화‧예술 강의 등이 비대면 수업으로 열리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다. 비대면 수업이 제공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안정적으로 정착하면서 강의가 서울에 집중돼 누릴 수 없었던 비수도권 시민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7일 <한겨레>와 인터뷰한 비수도권 시민들은 ‘비대면 수업 활성화’를 두고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에 사는 취업 준비생 정혜린(25)씨도 최근 줌으로 서울에서 이뤄지는 언론사 논술 수업을 들었다. 정씨는 “줌으로 이뤄지는 수업이 아니었다면 들을 엄두를 못 냈을 것”이라고 했다. 2020년에 같은 수업을 들었던 친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서울에 있는 친구 집에서 신세를 지면서 지냈다고 들었다. 수업이 일주일에 두번이었는데 대구에서 왕복하기에는 케이티엑스(KTX) 값을 감당할 수 없었고 두달 짧게 방을 구하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채아무개(25)씨는 실제로 힘들게 수강한 경험을 털어놨다. 채씨는 “몇년 전 매주 금요일 저녁 7~10시마다 서울에서 열리는 강의를 들었다. 기차 시간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일찍 나오는 경우도 있었고, 교통비가 부담돼 갈 때는 주로 시외버스를 탔다”고 했다.

하지만 채씨는 최근 줌 강의를 들으며 만족한다. 그는 “이전에도 적지만 비대면 강의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저 녹화 방송이라 최신 자료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상호 소통이 불가능해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최근 줌 강의에서는 해결됐다”고 했다. 정씨는 “대구에는 관련 수업이 전혀 없다. 수업 후기를 찾아봤을 때 줌 수업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최근 다른 친구들과도 비대면이 이뤄질 때 당장 수업을 들어야 한다, 대면으로 바뀌면 또 서울까지 가면서 고생해야 한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박씨도 “늘 양질의 정보들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비수도권은 소외되는 게 불만이었는데 요즘 그게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다”고 했다.

강의자 입장에서도 비대면 수업이 기회가 된다. 강남에서 음악 강의를 하는 홍승희 국제신대원 음악학과 겸임교수는 “코로나19 전에는 비수도권 학생들이 5% 정도였다면 줌수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30~40%로 늘었다. 특히 하모니카 같은 경우 연령대 높은 분들이 수업을 듣는데 꼭 지방분이 아니더라도 이동이 불편하신 분들께 줌 수업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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