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광장공원에서 ‘차별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양경수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도심 집회가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민주노총 집회에 대한 엄정 대응을 강조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주문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집회인 탓에 경찰은 인수위 주변에 차벽을 세우고 대비했지만 민주노총은 인수위와 떨어진 곳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3시 민주노총은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안에서 ‘차별 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새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6000명(주최 쪽 추산)의 조합원들은 “윤석열 정부는 반노동정책을 중단하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비정규직 없는 고용불안과 차별을 철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에 대해서만, 노동자에 대해서만 적대적 인식을 갖고 있는 기득권 정권을 향해 맞서 싸울 것”이라며 “다가오는 5년은 노동자들이 노동권을 보장받고 좋은 일자리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새정부를 향해 △모든 노동자에게 차별 없는 노동권, 안전한 일터 보장 △모든 노동자에게 질 좋은 일자리 보장 △ 주 40시간(최대 52시간) 무력화시키는 선택적 근로제 등 노동시간 연장 반대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반대 및 대폭 인상 등을 요구했다.
앞서 서울시의 민주노총 집회 금지 결정에 따라 경찰은 전날(12일) 대책회의에서 ‘당선인 집무실 주변 절대 방호’ 기조로 인수위로 통하는 인근 도로인 사직로·율곡로·세종대로 쪽 집회 인원 불시 집결 원천 차단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경찰은 인수위 주변과 광화문 세종대로, 서울광장 등에 차벽을 세우고 134개 부대, 85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종묘공원에서 집회를 열기로 결정하자, 경찰은 오후 1시20분께 경력과 차량을 종묘공원 앞으로 이동시켰다.
약 1시간30분 동안 집회가 진행된 가운데 경찰은 집회 주최 쪽에 ‘3차 해산명령’까지 내렸지만 물리적 충돌 없이 집회가 마무리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종묘공원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농어민 대회 참가자들에 대해 집시법·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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