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건 ‘확진’뿐…코로나로 인한 일터 불이익, 여성이 더 컸다”

직장갑질119-공공상생연대기금 직장인 2천명 설문조사
실직·소득감소·확진 시 무급휴가 사용 등
여성 노동자 코로나로 인한 불이익 경험 더 많아

게티이미지뱅크

실직, 소득 감소, 무급휴가 사용 등 일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불이익을 여성이 더 많이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1월 이후 실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여성(21.3%)이 남성(14.0%)보다 7.3%포인트 높았다.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 또한 여성(37.7%)이 남성(29.2%)보다 8.5%포인트 더 높았다. 설문조사는 직장갑질119와 공공상대연대기금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3월24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9살 직장인 2000명(남성 1140명, 여성 8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는 ±2.2%포인트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 겪은 불이익도 여성이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양성 판정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 21.5%로 남성(21.5%)과 여성(21.5%)의 응답비율이 동일했다. 이들 중 무급 휴가나 휴직을 경험한 사람은 여성(32.4%)이 남성(20.8%) 11.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 판정을 받아 출근하지 않은 기간 동안 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도 여성이 37.8%로 남성(31.0%)보다 6.8%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기 몸살과 같은 코로나 의심 증상을 느껴 일을 쉬어야 했거나 유전자증폭검사(PCR)를 받았을 때 무급 휴가나 휴직을 경험한 경우도 여성들이 더 많았다. 지난 1년간 코로나 유사 증상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자 중 출근하지 않는 동안 근무 처리에 대해 물어본 결과, 무급 휴가나 휴직을 경험한 응답은 여성(30.3%)이 남성(20.0%)보다 10.3%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PCR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이틀간 출근하지 않는 동안 무급 휴가나 휴직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여성이 31.6%로, 남성(17.6%)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직장갑질119의 강은희 변호사는 “지금까지 위기 상황 마다 여성 일자리는 큰 타격을 입어왔는데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을 쉬어야 하는 경우에도 무급 휴가나 휴직을 강요받는 등 위기 상황에서 여성 일자리가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개정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되는 다음달 19일부터는 노동자가 노동위원회에 사업주의 차별적 처우에 대한 시정 신청을 할 수 있고, 차별적 처우가 인정되는 경우 노동위원회는 사업주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받게 된다.

박지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