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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위기청소년 절반에게 ‘집’은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

등록 2022-04-28 11:59수정 2022-04-28 12:50

여가부, 위기청소년 대상 첫 실태조사
절반가량 집에서 보호자에게 폭력 경험
여성청소년 6.9%는 성폭력 피해 겪기도
극단적 선택 시도…전체 청소년의 3배
위기청소년 절반 가량은 부모 등으로부터 신체·언어적 폭력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위기청소년 절반 가량은 부모 등으로부터 신체·언어적 폭력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위기청소년 절반가량은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입소 경험이 있는 9∼18살 청소년 4399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1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위기청소년 44.4%가 부모 등으로부터 신체폭력을, 46.0%가 언어폭력을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출청소년 보호·생활시설인 청소년쉼터 및 청소년자립지원관을 이용한 청소년은 신체폭력(72.1%)과 언어폭력(72.9%)을 경험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첫 실태조사다. 청소년복지 지원법은 “가정 문제가 있거나 학업 수행 또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조화롭고 건강한 성장과 생활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을 위기청소년으로 정의하고 있다.

가출을 경험한 위기청소년은 32.6%였다. 가출 원인으로는 가족과의 갈등(69.5%)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자유로운 생활(44.3%)과 가정폭력(28.0%) 등도 주된 이유로 꼽혔다. 이들은 ‘생활비 부족’(54.0%)과 ‘갈 곳 없음’(42.4%)을 가출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꼽았다.

집 바깥에서 폭력 피해를 겪은 위기청소년도 많았다. 응답자의 15.9%는 최근 1년 동안 친구 또는 선후배 등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여성청소년은 6.9%가 최근 1년간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성범죄, 개인정보유출 등 온라인 인권침해에도 여성청소년(26.6%)이 남성청소년(13.5%)보다 더 취약했다.

위기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관련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최근 1년간 자해 시도를 한 위기청소년은 18.7%, 자살 시도를 한 이들은 9.9%였다. 위기청소년의 자살시도율은 전체 청소년의 자살시도율 3.0%(2019년 기준, 보건복지부 ‘2021 자살예방백서’)보다 3배 이상 높았다. 특히 여성청소년은 자해 시도 경험(29.8%)과 자살 시도 경험(13.9%) 비율이 남성청소년(각각 8.2%, 6.1%)보다 높았다. 김권영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여성청소년이 폭력에 대한 노출 등 부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겪기 때문에 자해나 자살 시도 경험도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위기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찾는 곳은 사회적 안전망이나 어른이 아니었다. 가정 밖 생활을 하는 동안 이들에게 도움을 준 대상은 ‘친구 또는 선후배’(67.4%)가 가장 많았다. 폭력·성폭력 피해를 입고 청소년기관·학교·의료기관 등 기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는 위기청소년은 각각 37.8%(폭력), 31.9%(성폭력)에 그쳤다.

여가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 복지·보호 정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청소년 자해·자살 예방을 위한 시·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임상심리사 배치 및 청소년치료재활센터 추가 건립 △가정 밖 청소년 자립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모든 청소년이 조화롭고, 건강한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위기청소년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함께 주거·취업 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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