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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병만 “아직 해드리고 싶은 게 많은데…” 안타까운 사모곡

등록 2022-05-04 11:08수정 2022-05-04 18:58

3일 부안 갯벌사고로 70대 모친 별세
소속사 “장례 조용히 치르도록 배려”
“무명시절 버티게 해준 에너지” 고백
2018년초 ‘정글의 법칙’에서 아들 김병만(왼쪽)에게 영상편지를 보낸 어머니(오른쪽). ‘에스비에스’ 화면 갈무리
2018년초 ‘정글의 법칙’에서 아들 김병만(왼쪽)에게 영상편지를 보낸 어머니(오른쪽). ‘에스비에스’ 화면 갈무리
“나를 왜 이렇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게 했냐고!” 언제 무엇이 될지 모를 정도로 앞날이 캄캄했던 대학로 극단 시절. 유독 힘들었던 어느 날, 그는 어머니한테 버럭 화를 냈다. 그때 어머니의 대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미안하다.” 2011년 자전 에세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출간기념회에서 그가 들려준 어머니와 관련한 일화다.

어머니. 이름 석 자는 김병만이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에너지였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한다”고 평소에도 <한겨레>에 말해왔다. 그의 어머니는 식당 등에서 일하며 가정을 지켰다. 아버지와 누나 그리고 김병만까지 네 식구는 가난했지만 행복했다. 그는 고생하는 어머니한테 “집 한 채 장만해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렸다.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인기 꼭지 ‘달인’이 터진 이후 <정글의 법칙> <키스 앤 크라이>에 출연하는 등 꽃길만 걸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잘 되는 게 기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다.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외발자전거를 타고, 외줄을 타는 등 매주 뭔가에 도전해야 했고,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도 정글에서 뗏목을 만들고 집을 짓고, 스케이트를 배워야 하는 등 그의 아들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이제 편하게 지내도 되는데 손에 뭐라도 잡고 일을 했다고 한다.

김병만은 <한겨레>에 “지금껏 우리 키우느라 고생한 만큼 더 많은 것을 해드리고 싶은데 시간이 자꾸 가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말하곤 했다. 그래도 집을 선물해주고 싶다던 데뷔 초의 약속을 포함한 몇 개는 이미 지켰다. 그런데, 목록에 더는 줄이 그어지지 않게 됐다.

지난 3일 전북 부안의 한 갯벌에서 조개를 잡던 70대 여성이 밀물에 고립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여성이 김병만의 어머니로 확인됐다. 김병만의 어머니는 이날 오전 8시 갯벌에 들어가 4시간여 동안 조개 등을 채취하다가 물이 들어오는 때를 뒤늦게 인지하고 육지로 빠져나오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병만의 소속사 에스엠 시앤시는 이날 공식 입장 문을 내어 “(김병만 씨가) 갑작스러운 비보에 큰 슬픔에 빠진 상태”라며 “장례는 조용히 치를 예정이다. 고인을 애도할 수 있도록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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