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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찰, 우리은행 횡령 직원 ‘옵션거래’ 도와준 지인도 수사

등록 2022-05-06 12:40수정 2022-05-06 20:47

경찰, 횡령금으로 파생상품 거래 도와준 직원 지인 체포
6일 횡령 직원과 친동생은 검찰에 구속송치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우리은행 직원과 공범인 친동생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우리은행 직원과 공범인 친동생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회삿돈 614억원을 빼돌린 우리은행 직원의 파생상품 투자에 도움을 주고 수백만원 상당의 대가를 받은 지인을 체포해 수사 중이다.

6일 서울경찰청은 우리은행 직원 ㄱ씨와 그의 친동생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과 형법상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ㄱ씨 지인인 주식 전문투자자 ㄴ씨를 횡령금을 파생상품 투자에 도움을 준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지난 4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ㄴ씨는 2003∼2009년 우리금융그룹 자회사에서 전산업무를 담당하면서 ㄱ씨와 알게 됐다고 한다. ㄴ씨는 2009년 퇴사 이후 주식 관련 전업투자자로 일했고, ㄱ씨의 횡령금 일부를 파생상품 중 하나인 옵션거래 상품에 투자할 때 차트 매매신호를 알려주는 등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계좌 추적 등을 확인해 ㄴ씨가 ㄱ씨로부터 매달 400만원에서 700만원 가량을 생활비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ㄴ씨는 경찰 조사에서 “ㄱ씨가 먼저 ‘도움을 주면 생활자금을 주겠다’고 했다. 투자금이 횡령한 돈인지 몰랐고, ㄱ씨가 ‘손실이 났다’며 얘기한 것을 들은 적 있다”고 주장했다. 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ㄱ씨는 2012~2018년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614억원을 횡령하고 은행 내부 문서 등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ㄱ씨가 2012년과 2015년에 각각 173억원과 148억원을 수표 한 장으로 발행해 횡령했다고 밝혔다. 친동생도 횡령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금액 일부를 사업에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와 친동생 둘다 혐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횡령한 회사 자금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과 관련해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ISD) 소송에서 패소한 한국 정부가 이란에 지급해야 하는 배상금(578억원)을 포함한 자금으로, 횡령사실은 최근 이 배상금을 이란 쪽에 송금해야 하는 기한이 다가오면서 밝혀졌다.

경찰은 송치 이후에도 횡령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추가 범행 가담자 여부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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