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과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취임식에서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관 후보자 시절, 검찰 수사-기소 분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날을 세운 발언을 취임 일성으로 다시 내세운 것이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사회적 강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검찰의 일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며, 할 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과천/김명진 기자
앞서 한 장관은 후보자 시절 민주당이 추진한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 강행을 두고,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이다.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이는지 국민이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한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며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겠다는 반응까지 보인 바 있다. 공식 취임사라는 점을 감안한 듯 ‘야반도주’라는 격한 표현은 뺐지만, 야당과의 갈등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비친 셈이다.
한 장관은 ‘문재인 정부 법무‧검찰 행정 지우기’에도 속도를 붙였다. 한 장관은 이날 취임과 동시에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를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오늘 즉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첫발을 떼겠다”고 말했다. 앞서 추미애 전 장관은 검찰개혁의 연장 선상에서 합수단을 해체했고, 후임자인 박범계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금융범죄 대응 강화를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협력단)을 설치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장관은 청문회에서도 “(협력단은)검사의 수사를 배제하는 형식이다. 이 정도로는 고도화된 증권범죄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장관은 법무부 직원들에겐 “정의와 상식을 바탕으로 국민께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법무행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소신을 가지고 정당한 업무수행을 한 공직자를 부당한 외풍으로부터 지키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함께 일하자”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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