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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미 정상회담 당일, 대통령 집무실 근처 집회 일부허용

등록 2022-05-20 18:22수정 2022-05-21 16:45

국방부 정문 건너편 인도·1개 차선
지난 14일 성소수자 차별 반대 행진이 진행됐던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모습. 연합뉴스
지난 14일 성소수자 차별 반대 행진이 진행됐던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모습.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21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근처 전쟁기념관 앞 집회가 일부 허용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는 20일 참여연대가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통고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집시법 11조 3호는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의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데, ‘대통령 집무실’이 따로 규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대통령 관저를 집무실까지 포함하는 의미로 보기 어렵다”며 집무실 근처 집회를 허용했다. 다만 △장시간에 걸쳐 2개 차로에서 집회를 할 경우 교통 정체 우려 △공공질서 훼손 등 돌발 상황 가능성 등을 고려해 ‘21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쟁기념관 앞 인도 및 하위 1개 차로’에서 집회를 허용했다. 법원이 집회를 허용한 장소는 애초 주요 집회 장소로 신청한 국방부 정문 주변과는 차도를 사이에 두고 2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참여연대는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북미 합의 이행과 한반도 평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국방부 및 전쟁기념관 앞에서 진행하겠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용산경찰서는 일부 구간이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라는 이유로 불허했다. 대통령실 기능과 안전 등을 이유로 집무실 인근 집회에 대해 금지한다는 것이 경찰 내부 방침이다.

이날 오전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집행정지신청 심문기일에 경찰은 월담이나 불순물 투척 등의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집회가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 쪽은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집회 시위가 적었고 관리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모든 제한이 풀려 대규모 집회가 가능하다. 대통령실에서 30m 떨어진 장소에서 시위를 하며 불순물 투척이나 소음유발이 있을 때, 혹은 담장을 넘는 경우 등에 적절하게 대비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참여연대 쪽은 “국회 등과 달리 국방부는 담장이 높고, 무엇보다 집무실이 있는 국방부 신청사는 거리에서 400m 떨어져 이미 상당한 물리적 거리가 있다. 무엇인가를 투척하지도 않겠지만 이것을 명백한 우려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대통령 공약이었고 ‘열린 집무실’이라는 의지와 결단으로 이전한 것이다. 이런 취지와 반대되는 쪽으로 경찰이 집회 관리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앞서 같은 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는 지난 11일 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대통령 집무실 근처 행진을 막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당시 재판부는 재판부는 집무실이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상 100m 이내 집회가 금지된 ‘대통령 관저’로 볼 수 없다며 무지개행동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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