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1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8'에서 티켓몬스터(TMON) 의장 겸 테라(Terra) 공동 설립자 신현성이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이 총괄로 재직 중인 차이코퍼레이션의 싱가포르 법인이 등기이사로 있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최근 해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대표가 개발한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UST)·루나(LUNA) 폭락 사태가 터지자 차이코퍼레이션은 지난 2020년부터 권 대표와의 관계는 끝났다고 밝히며 ‘거리두기’를 했지만 권 대표는 최근까지 차이코퍼레이션 싱가포르 법인에 이사로 재임하고 있었다.
<한겨레>가 26일(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확인한 권 대표의 ‘비즈니스 프로필’을 보면, 권 대표는 지난 18일 차이페이홀딩스와 차이페이에스지(SG)의 이사직(Director)이 공식적으로 종료된 것으로 나온다. 차이페이홀딩스는 신 의장이 이끌던 차이코퍼레이션의 싱가포르 법인이고, 차이페이에스지는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차이페이홀딩스의 자회사다.
권도형 테라(Terra) 공동대표. 김동환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차이코퍼레이션 총괄인 신 의장은 지난 2018년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공동으로 창업했다. 차이페이홀딩스도 2019년 두 대표가 함께 세웠다. 이들이 2020년 이후로는 갈라섰다고 주장했지만, 테라·루나가 폭락하고 권 대표가 검·경의 수사망에 오르자 둘의 연관성이 주목받았다. 이에 차이코퍼레이션이 지난 14일 “신 대표는 테라 사태와 무관하다. 차이와 테라폼랩스는 별도로 운영되는 독립 법인”이라고 밝히며 선을 그었지만, 이사직 해임은 국내·외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가 지난 13일 테라·루나의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5일 뒤에 이뤄진 것이다.
신 의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권 대표는 그동안 회사의 주총이나 이사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 앞으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 (이사직 중단을) 결정했다”라고 해명했다. 2020년 이후로는 교류하지 않았다던 권 대표가 최근까지 이사직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사)직이 남아 있어서 처리하려고 했었다. 숨기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라며 “우리에겐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고 형식적인 절차가 늦어졌을 뿐”이라고 했다.
권 대표가 차이페이홀딩스와 차이페이에스지 두 회사의 이사직에서 내려옴에 따라 권 대표는 차이페이홀딩스의 단순 지분참여자가 됐다. 권 대표는 지난 25일 기준 차이페이홀딩스 보통주 4만4803주를 보유하고 있다. 권 대표의 지분은 약 9%다.
권 대표의 지분과 관련해 신 의장은 “권 대표의 지분은 점진적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쉽게 처분하기가 어려워 금방 처리할 수는 없었다. 권 대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차이페이에) 관여하지도 않았는데 영향이 가는 것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비즈니스 프로필 갈무리. 그는 지난 18일 차이페이홀딩스와 차이페이SG 이사직에서 내려왔다.
싱가포르/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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