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소송 승소한 변호사 교체…왜?

담당부서장 법무실장이 1심 변호사 친형이란 이유
‘이해충돌’ 우려 들어 1심 승소 이끈 대리인 교체
“징계정당” 주장 법무부와 이해충돌 없다는 주장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징계 취소 소송을 대리해 온 이옥형 변호사를 교체하기로 했다. 이 변호사가 소송을 책임지는 부서장 이상갑 법무실장의 친동생이라 이해충돌 소지를 없애겠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부는 오는 7일 예정된 윤 대통령 ‘검찰총장 징계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준비 기일 변경을 재판부에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법무부는 윤 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고 주장해야 하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소송대리인 변경을 위해 기일변경을 신청했다”며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이날 사적 이해관계로 인한 공정한 직무수행에 우려가 없도록, 법무부 쪽 소송대리인 가운데 소관부서 책임자의 친동생을 교체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시행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과 공무원 행동강령 등에 따라 두 사람이 사적 이해관계로 보일 수 있어, 공정성 우려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법무부 쪽 대리인으로 윤 대통령 징계 소송에 나선 이옥형 변호사는 이상갑 법무실장의 친동생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4월 이 변호사를 선임했다. 당시 이 실장은 인권국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 실장은 지난해 8월 법무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실장과 이 변호사가 형제이긴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법무부 쪽이라 이해충돌 소지가 적고, 1심부터 사건을 대리해 승소를 이끈 변호인을 굳이 교체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1심에서 승소한 변호사를 2심에서 교체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도 아니다. 법무부가 이 사건을 승소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한동훈 장관이 징계 소송에 관여하지 않고 관련 보고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이노공 차관이 이끈다.

손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