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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클릭만 하면 오케이? 성차별 인식 퍼뜨리는 유튜브 ‘섬네일 낚시’

등록 2022-06-07 16:19수정 2022-06-07 16:27

서울YWCA, 대중매체 분석 보고서
“섬네일 등 성차별 인식 강화·재생산”
키즈 채널선 성 고정관념 강화가 문제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여성 아이돌 직캠(팬이 직접 촬영한 영상) 유튜브를 보면 선정적인 안무가 아닌데도 순간 캡처로 선정적으로 보이는 섬네일(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작은 이미지)을 걸어놓는 경우가 많아요.”

나아무개(34)씨는 7일 <한겨레>에 “유튜브 섬네일의 선정성이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화를 요약해주는 영상에서도 순간적으로 등장하는 여성의 노출 장면 등을 섬네일로 걸어두는 경우가 많다. 남성 아이돌의 경우 선정적인 섬네일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와이더블유사에이(YWCA)는 지난 31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대중매체 양성평등 내용 분석 보고서-유튜브 섬네일·제목’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6월9일~7월3일 사이 인기유튜브 채널 195개에 올라온 5850편의 영상을 모니터링 한 결과, 93건의 유튜브 섬네일·제목에서 △젠더 고정관념 강화(29.0%) △성적 대상화(47.3%) △젠더 폭력 정당화(8.6%) △외모 차별(6.5%) △개인·집단에 대한 혐오(8.6%) 내용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용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화면을 캡처하고, 이에 대한 짧은 설명과 제목을 덧붙여서 이용자의 이목을 끈다”며 “여기서 드러나는 성차별적 요소는 이용자들이 성에 대한 왜곡된 고정관념과 성차별적 인식을 강화하고 재생산한다”고 지적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영상은 등장하는 인물의 ‘성적 대상화’가 심각했다. 모니터링을 통해 드러난 사례는 모두 여성 등장인물을 성적 대상화한 것이었다. 여성 아이돌의 직캠에서 신체 노출이 심한 장면을 포착한 이미지나, 합동 방송한 여성 유튜버 또는 일반인 여성의 신체 일부를 강조한 이미지를 섬네일로 사용하는 사례 등이 있었다. 뉴스·정치 콘텐츠에서는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젠더폭력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부각하거나 강조하는 사례가 발견됐다.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와 적대감을 표출하는 내용도 있었다.

특히 어린이들이 보는 키즈 채널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보면, 문제가 있는 사례는 모두 전부 젠더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내용이었다. 아동 출연자 혹은 아동 캐릭터에게 여성성과 남성성을 규정해 설명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아동 히어로물에서 남성 캐릭터는 악당을 무찌르는 주도적인 역할, 여성 캐릭터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식이다. 또 키즈 채널 속 여성 아동이 ‘공주’ 콘셉트 아래 드레스와 액세서리를 작용하고 화장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5살 딸을 키우는 홍아무개(37)씨는 “어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이트의 경우, 과거 콘텐츠에 성차별적인 내용이 있다면 ‘특정 인물이나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묘사, 부적절한 대우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옳지 않다’고 미리 문구를 띄워 준다”며 “유튜브는 앞으로 성차별적인 섬네일 등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 콘텐츠 내용을 모두 바꾸기 어렵다면 소개란에 이런 내용을 포함해서 부모가 지도할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모니터링 결과 ‘성적 대상화’와 ‘키즈 채널에서 드러나는 성별 고정관념’이 두드러졌다”며 “유튜브 채널이 여성의 몸을 이용하는 일종의 산업이 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주목해야 하고, (키즈 채널의 경우) 아동이 균형적인 젠더 인식을 갖기 위해서는 비슷한 성비의 캐릭터가 등장해, 비슷한 수준의 역할을 수행하며 목표를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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