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법원 “KT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연령차별 아냐”

등록 2022-06-16 15:51수정 2022-06-16 15:56

KT, 정년 58살→60살 늘리고 임금피크제 도입
56살부터 매년 10% 깎이는 구조
법원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 아냐”

케이티(KT) 전·현직 직원 1300여명이 회사의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며 낸 소송에서 졌다. 최근 대법원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이라며 무효로 판단했는데, 재판부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으로 보고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이기선)는 강아무개씨 등 전·현직 케이티 직원 1312명이 회사를 상대로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1인당 1천만원씩 지급하라”며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16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케이티와 케이티노동조합은 정년을 60살로 연장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법’(고령자고용법) 시행 전해인 2015년 2월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다. 기존의 만 58살이었던 정년을 60살로 연장하되, 만 56살부터 매년 임금을 10%씩 삭감해 59살에는 임금이 40%까지 감액되는 구조다. 원고들은 이렇게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고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령자고용법은 정년연장에 따라 임금체계를 개편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여기에는 당연히 임금삭감도 포함된다”며 “당시 케이티는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정년연장에 대응해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절박한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근로자도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에는 만 56살 이후 2년 동안 200%의 연봉을 받다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4년 동안 300%의 연봉을 받게 돼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내부적 절차 위반이 있었더라도, 위원장이 노조를 대표해 체결한 합의 효력을 대외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확정된 대법원 판결에 따른 법리”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케이티 임금피크제 소송은 최근 대법원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판결한 뒤 나온 임금피크제 관련 첫 하급심 판결로 주목받았다. 대법원이 무효로 판단한 정년유지형은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되 일정 연령 이상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이고, 케이티의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늘리고 임금을 깎는 방식이다. 이날 재판부는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삭감에 대응하는 중요한 보상에 해당한다.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가 명시적으로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법원, 윤석열 체포적부심 기각…체포 상태 유지 1.

법원, 윤석열 체포적부심 기각…체포 상태 유지

서부지법 앞 윤 지지자들 “판사도 빨갱이”…체포적부심 기각 반발 2.

서부지법 앞 윤 지지자들 “판사도 빨갱이”…체포적부심 기각 반발

김용현 첫 재판 출석…‘부정 선거’ 제기하며 영상 틀려다 제지 당해 3.

김용현 첫 재판 출석…‘부정 선거’ 제기하며 영상 틀려다 제지 당해

이젠 공덕동에서 윤석열 “구속” “기각” 외침…서부지법 긴장 4.

이젠 공덕동에서 윤석열 “구속” “기각” 외침…서부지법 긴장

KBS 간부들, ‘윤석열 내란 다큐’ 방영 직전까지 “파우치 대담 빼라” 5.

KBS 간부들, ‘윤석열 내란 다큐’ 방영 직전까지 “파우치 대담 빼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